김동성 본지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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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속담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이 있다. 남이 잘되는 것을 기뻐해주기 보다는 시기하고 질투한다는 말이다. '표준 국어대사전'에는 '남이 잘되는 것을 기뻐해 주지는 않고 오히려 질투하고 시기하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 적고 있으나 유래나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근래에 와서는 배 아픈 범위가 '사촌'에서 이웃·사돈·형제까지 범위가 확대되기도 한다. 왜 이런 속담이 생겨났을까? 단순히 '우리 민족성 문제'라고 말하기에는 좋은 행태의 어감은 아니다. 그렇다고 선조들 때부터 유래된 속담인데 근거 없는 말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좋은 방향으로 해석하자면 '자신이 잘되는 것에 다른 사람이 질투할 수도 있으니 언행을 조심하라'는 교훈으로 볼 수 있다.

조선시대 한글소설 '흥부전'에서 놀부가 심술을 부리는 것을 보면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이 백 번 이해가 간다. 성경 창세기편에 등장하는 '카인'이 시기와 질투심으로 동생 '아벨'을 죽인 범죄 또한 인간의 본성을 나타낸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요즘 이 속담의 해석을 달리하자는 바람이 불고 있다. 말과 글의 유래는 객관적인 고증과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우리 민족성을 좋게 보고자 하는 마음에서 재해석 하고 있어 애교로 읽어 볼만하다는 평이다. 또한 주위와 경쟁하며 살아야 하는 현대인들에게는 한번쯤 삶을 되돌아보고 성찰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재미있다고들 한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의 원래 속담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파야 한다'로 좋은 의미에서 사용됐다고 한다. 사촌이 땅을 샀으니 축하는 해야겠는데 가진 것은 없고, 땅에 거름이라도 보태주기 위해서 배가 아파 똥(거름)을 보태주기 위한 배려의 마음에서 유래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본이 우리 민족정신 말살정책으로 상대방이 잘되면 시기하고 질투하는 민족인양 의도적으로 말을 바꾼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니 이를 바로 잡아 '본디 우리 민족은 상대방이 잘되면 진심으로 축하할 줄 아는 민족'이라는 것을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사회의 많은 사람들은 SNS로 세상과 소통한다. 하지만 SNS 공간에 시기와 질투가 나쁜 뉴스와 가짜뉴스 형태로 나타나면서 문제가 심각해졌다. 일부 관종(관심받은 싶어하는 종자)들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문제로 국가적인 재난 위험방송을 하고 있는데도 흥미위주의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있다. 이들은 진실에는 관심이 없고 미디어 소비자들의 비이성과 혐오·증오를 부추켜 감염시킨다. 이들의 숙주 노릇을 일부 언론들이 하고 있으니 문제가 심각하다. 눈꼴이 시려 남이 잘되는 꼴을 못 보는 인간들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을까? 특히 '언론'이라는 무기로 잔인한 학살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예전 라면업계의 1위였던 '삼양라면'은 '공업용 소기름 파동'이라는 과장된 뉴스로 도산 위기까지 갔고, '음식물 쓰레기로 만두소를 만든다'는 보도로 이 회사 사장은 자살을 했다. 하지만 '만두소'는 무해하다는 판결을 받았다.

또 황토팩으로 성공했던 한 여배우는 '황토팩에 중금속이 함유됐다'는 근거 없는 의혹보도로 사업실패 후 이혼에 암까지 얻어 결국 사망했다. 황토팩에 중금속이 있다는 보도내용은 허위였다. 기자는 그럴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상황근거로 무죄를 받았다.

우리 사회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고, 남이 잘되는 꼴을 보면 눈꼴이 시려 못보는 인간들로 인해 얼마나 더 아파야 할까? 특혜의혹이라는 제목 아래 기사내용은 별다른 사실과 특혜의 근거가 추측성 뿐인 기사가 합리적 의심이라는 언론의 무기를 만나면서 진실을 왜곡하는 것이다. 근거 없는 의혹 보도는 남의 생명도 앗아갈 수 있다. 가짜언론, 나쁜 언론을 생산하는 자들은 자신들이 무슨 잘못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가 아니라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파야 할 텐데'로 변화되는 세상을 기대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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