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의 세칼디 홍고(1704∼1821)는 영원한 청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무려 117세까지 사는 동안 다섯번이나 부인이 먼저 죽었고, 49명의 자녀를 뒀다. 평생 한 번도 앓은 적이 없고, 시력·청력·기억력까지 죽는 날까지 또렷했다. 심지어는 죽는 날 아침에도 12.8㎞의 산책을 다녀왔다.

100세 때 흰머리카락이 검게 변했고, 112세 때 수염과 눈썹이 까매졌다. 116세에는 잇몸에서 두 개의 새로운 사랑니가 났다. 115세에는 에게해(海)에 있는 키오스 섬의 베네치아 영사로 임명됐는데,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직자로는 최고령으로 기록된다. 이렇게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을 공개한 적이 있는데, 그것은 용모가 단정한 젊은 숙녀들과 하루도 빠짐없이 함께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누구나 장수하기를 원한다. 늙고 싶은 사람은 없다. 미성년자를 성적대상으로 삼는 것은 대부분의 문화권에서는 금기시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양에서는 슈네미티즘(Shunammitism), 동양에서는 도교의 영향으로 14세 이하의 소녀를 품는 소녀동침이 회춘을 가져온다고 믿고 있다. 구약성서 열왕기에 다윗이 늙어 기운이 쇠하자 '슈넴의 여자'를 데려와 동침했다는 유래에서 슈네미티즘이란 말이 생겨났다.

노화 치료의 한 방법으로 젊은 피를 수혈하는 청춘요법이 있다. 의과학자들은 실제로 어린쥐의 피를 수혈받은 늙은 쥐에서 노화가 멈추거나 역전되는 현상을 확인한 바 있다. 죽어가는 아버지의 입에 손가락을 베어 피를 넣어준다는 효자전설이 이제는 근거 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사람의 늙는 일이 평생에 걸쳐 조금씩 꾸준히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세 번의 급진적인 노화시기를 거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몸속에 있는 노화기어가 34·60·78살이 변곡점이 돼 급격한 노화를 가져온다고 한다. 또 한 해가 시작된다.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라는 노사연의 '바램' 노랫말로 늙음에 대해 위로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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