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불모지서 역도동호회 창립까지의 산증인
역도 불모지서 역도동호회 창립까지의 산증인
  • 백승태 기자
  • 승인 2020.0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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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창립 10주년을 맞은 거제시역도협회가 거제역도동호회를 창립하는 기쁨을 맛봤다. 역도 불모지나 다름없는 거제에서 동호회까지 결성돼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면에는 거제시역도협회 이정무 회장의 숨은 노력과 역도사랑이 크게 작용했다.

올해 10년째 거제시역도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정무(63) 회장은 거제에서의 역도보급에 앞장 서 왔고, 거제시 역도역사의 산증인으로도 불릴 정도다.

서울이 고향인 그는 서울 배제중학교 역도부에서 역도와 인연을 맺었다. 다부진 체격에 역도 국가대표를 꿈꾸던 그는 위장에 탈이나 역도를 그만둬야 했다. 아쉬움이 많았지만 그래도 그때 함께 운동했던 친구와 선·후배 다수가 국가대표로 발탁되기도 했고, 그들의 왕성한 역도선수활동을 뒤에서 묵묵히 지켜봐야만 했다.

역도를 포기하고 휘문고와 경희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 등에 취직되기도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만두고 영어강사의 길을 택했다. 영어가 좋아 대학교 내내 영어동아리에서 활동했을 정도로 그 당시에는 영어에 몰두했고, 대학원에서도 영어를 공부했다. 군제대 후 10여년 서울 학원에서 영어강사를 하고 거제로 내려와서도 영어학원을 운영했다.

그러던 지난 2010년 전국체전 역도경기가 거제에서 열리면서 역도에 대한 어린시절 꿈이 되살아났다. 그는 당시 대한역도연맹 회장이던 거제출신 여무남 회장과 역도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지인들을 만나 회포를 풀며 거제에서 역도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런 인연으로 역도를 가르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역도선수 출신 지인 4명과 함께 거제시역도협회를 만들고 학교에서 역도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제대로 된 지원도 없이 역도가 좋아 사비를 털어가며 역도 꿈나무를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가르쳤다. 사등면 오량초와 둔덕중 학생을 선발해 역도선수로 육성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 학생수 감소 등으로 역도를 하려는 학생들이 부족해 이젠, 숭덕초·성포중 학생들을 대상으로 역도를 교육하고 있다. 학생들은 경남도민체전 등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도 했고, 일부 학생들은 경남체육고등학교에 입학해 국가대표의 꿈을 키우기도 한다.

그가 역도 불모지인 거제에서 역도 선수 양성에 나선 것은 역도에 대한 미련도 있지만, 애초에는 경남도체 등 각종 대회에 거제출신 선수를 출전시키기 위한 단순한 목적이었다. 각종 대회에 선수를 출전시키려 해도 선수가 없어 참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선수층이 그다지 넓지 않은 역도는 일정기량만 갖추면 어느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고, 또 거제시 체육의 위상을 높이는데도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의 예상은 맞아떨어져 선수들이 각종 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하고, 역도선수로서의 큰 꿈을 꾸는 선수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지난 연말에는 동호회도 만들었다. 회원이래야 고작 10여명에 불과하지만 역도선수 양성과 생활체육 활성화를 염두에 둔 결단이었다. 열성적인 회원들은 거제시체육회가 마련해준 공간에서 틈만 나면 바벨을 들어 올리며 훈련에 열중이다.

그의 이같은 노력도 한계에 부딪쳤다. 역도를 하려는 학생 발굴이 갈수록 힘들어졌고, 그들을 지원할 수 있는 예산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골프를 가르치겠다면 골프채를 지원하는 등 각종 비용을 투자하는 학부모는 있어도, 역도를 가르치겠다면 "학생이 공부해야지 뭔 무식한 운동을 하느냐"며 꺼려한다는 것. 특히 여학생의 경우에는 "키도 안 자라게 뭔 역도를 하냐"며 질색하는 반응도 보인다는 것.

하지만 그는 "역도를 한다고 키가 자라지 않는 것이 아니라 더욱 건강해진다"며 "동일 지역에 초등학교와 중학교 역도부가 생기면 체계적인 훈련으로 체육고등학교 등으로 진학해 국가대표의 꿈을 키울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며 거제시와 거제교육청 차원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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