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연 예비후보자가 오는 14일 거제시체육관에서 '동행' 출판기념회를 개최한다.

김해연
1966년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기계공고 3학년 때 대우조선에 입사하면서부터 지금까지 거제에서 살고 있다. 거제를 제2의 고향이 아닌 제1의 고향이라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 값을 치르지 않고 하나 더 집어먹은 떡볶이 때문에 아버지에게 호되게 혼났다. 이후 가훈이 ‘정직’이 됐고 숫자와 정직함에 대한 강박이 생겼다. 수학교사를 꿈꿨지만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부산기계공고에 진학했고 고3 때 대우조선에 입사했다.

스물한 살 때 노동 운동에 눈을 뜨고 대우조선 노조 건설을 위해 싸웠다. 짱돌로 임원 숙소 유리를 깨서 김우중 회장을 만나게 됐고 200억을 벌어주겠다고 제안했다. 노조를 만들도록 해주면 한 달 파업으로 발생할 수 있는 손실 200억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우중 회장과의 딜은 성사되지 않았지만 이후 김우중 회장과의 특별한 인연은 계속 이어졌다.

대우조선 사측은 민주노조 건설을 위한 전단을 뿌린 노동자들을 해고하는 등 노조 건설을 계속 막았다. 만여 명의 노동자들이 노조 건설을 위해 대우조선 종합운동장에 처음 모였던 날의 함성과 벅찬 감격을 잊지 못한다. 그때를 인생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는다. 결국 1987년 여름 대우조선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이후, 대우조선 노조 운동을 하던 중 당시 변호사였던 고 노무현 대통령을 처음 만났고 인연을 이어갔다. 이 즈음 고 노회찬 의원과 심상정 의원도 노동현장에서 만나 인연을 이어갔다. 나중에 두 사람의 영향으로 민주노동당에 입당했다.

노무현 변호사가 국회의원이 된 뒤 서울에서 만나 먹었던 마포 돼지껍데기의 맛을 잊지 못한다. 정치를 권하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정치는 사람이 할 끼 못 되는 거 같습니다.” 라고 말했지만 결국 정치인이 됐으니 인생사 참 모를 일이다.

살고 있던 옥포 지역 아파트의 불합리한 가스 설비 문제와 하수종말처리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파트 연합회를 만들고 활동을 주도하다가 주민들에게 시의원으로 나가라는 권유를 받았다. 처음에는 고사했지만 “하던 대로 하라.”는 주민의 설득에 넘어가 “힘없는 사람들의 힘이 되리라.”는 마음으로 시의원에 출마해 당선됐다.

거제 시의원

시의원은 동네 서비스맨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동네를 살폈고 지역민의 민원을 해결해 주기 위해 노력했다. 시의회 의정 활동 중에는 특혜가 의심되는 덕산건설 아파트를 실측하고 다니다가 사선제한을 어기고 아파트가 더 높게 지어진 걸 알아냈다. 건설사에 초과한 부분만큼 아파트를 자르라고 했다. 결국 덕산건설이 전임 시장에게 약속하고 짓지 않고 있던 공공청사를 신현읍에 짓게 만들었다.

삼성중공업이 호텔을 짓겠다고 해서 자연녹지가 상업지로 바뀐 땅이 몇 년 째 방치된 것을 알고 삼성중공업 전무를 시의회에 출석시켰다. 회사가 어려워서 호텔을 못 짓고 있다는 상성 측의 변명에 “회사가 어려우면 말라꼬 호텔을 지을라고 합니까? 다시 자연녹지로 바꾸면 되겠네요.”라고 했다. 결국, 거제 지역 첫 특급호텔인 삼성호텔이 지어졌다.

저도 반환 운동을 벌이던 중 진해 해군기지 사령관의 방문 요청을 받았다. 사령관이 저도 대신 지심도를 개방하면 안 되겠냐고 했다. 결국 지심도가 일반에 개방됐다.

거제 지역 첫 대단지 아파트인 대동 아파트 시행사인 수암종합건설이 도로 부지를 사지 않는 것을 알고 고의 부도를 낼 계획인 것으로 의심해 끈질기게 지적해 도로 부지를 모두 매입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의심대로 지종 변경으로 막대한 금액을 챙긴 수압종합건설은 부도를 냈다. 자연녹지를 지구단위 계획까지 변경해 가며 아파트 건설을 허가해주는 거제지역 난개발의 시작이었다.

경남도의원

거제가 고향이고 이전에 시장에 출마해 낙선했지만 15% 득표한 쟁쟁한 경쟁자를 제치고 도의원이 됐다. 도의회 입성한 첫날, 비상식적인 의장 선거 방식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후 비합리적인 도정 질의응답 방식을 바꿨다. 첫 도정 질문에서 옛 한국철강 부지 아파트 건립 특혜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했다. 다음날, 경남도 모든 신문 일면에 이 문제가 보도됐다.

철저한 자료 조사와 현장 실사로 공격적인 도정 질문을 많이 했다. ‘통박’을 굴려서 상대가 도망갈 수 없게 미리 시나리오까지 써봤다. 내 예상은 항상 맞았지만 딱 한 번 예상치 못한 답을 들었다. 연초-장목 구간 지방도로에 대해 질의하려고 할 때였다. 질문도 하기 전에 도지사가 해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연초-장목 구간 4차선 지방도로가 만들어졌다.

민생을 최우선한 조례 발의를 많이 했다. ‘지역건설 활성화 촉진 조례’, ‘영세도선업 지원 조례’ ‘친환경우선 촉진 조례’ ‘대형유통점, 재래시장 상생 조례’, ‘나무은행 설치 및 운영 조례’, ‘어린이 안전 지원 조례’, ‘주민참여 예산제 운영 조례’ 등이 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조례를 발표한 도의원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도민들 혈세를 지키기 위해 파수꾼, 싸움꾼이 됐다. 감시 대상은 대규모 민자사업이었다. 한때 내 별명이 ‘김민자’였다. 마창대교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교통량 예측치가 과다 책정되고, 접속도로 건설비까지 재정 지원하고, 고금리 후순위채를 발행해 사업자 배만 불리는 사업이었다. 의혹을 제기한 이후 수차례 언론과 방송 인터뷰도 했다. 논란이 커지면서 경남도와 사업주체가 재협상을 했다. 결국, 경남도 혈세 3,251억을 지키고 통행료도 20% 인하시켰다. 이 일로 국회에서 전국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삼천여 명 중 한 명에게 주는 ‘전국최우수의원 국회의장상’을 받고 국회의원 수석보좌관들에게 특강도 했다.

롯데가 김해관광유통단지 사업에서 경남도의 땅을 헐값으로 감정하고 사업비를 부풀려 경남도의 지분을 낮게 잡은 것을 지적하고 재협상을 이끌어냈다. 결국, 경남도의 지분율을 10.1% 올려 1,500억 정도의 경남 재산을 지켰다.

거가대교 사업주체가 공사비를 부풀린 점과 거가대교의 불합리한 운영방식을 지적해 사업재구조화 협상을 이끌어내 통행료를 낮췄다. 거가대교 하도급 업체를 불러 모아 실제 공사비를 확인했다. 총 공사비의 46%만 사용됐다. 부실공사한 곳도 실사를 통해 지적했다. 나중에 감사원에 이 문제를 고발해 감사원이 공사비 402억원을 차감할 요인이 있다고 인정해 통행료를 인하하라는 시정 조치를 내렸다. 이후 검찰 고발도 했다. 검찰은 감사원이 인정한 부분도 무시하고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 그 흔한 압수수색 한 번 없었다. 고발된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 허남식 부산시장 등 15명의 관련자에 대해 전원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당시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현재 윤석렬 검찰총장이다. 최근 당시 검찰의 부실 수사가 다시 여론에 기사화되면서 재수사를 촉구하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거가대교 문제를 확실히 밝혀내고 통행료를 더 인하하도록 계속 노력할 것이다.

도정에 대해 견제와 비판만 한 것은 아니다. 김두관 지사가 시행한 ‘모자이크 사업’에 대해 함께 고민했다. 모자이크 사업의 일환으로 거제 지역에 조선해양엑스포를 유치하자고 제안했다. 거제펭귄수영축제를 처음 기획하고 만들었고 도의원 사퇴하기 전까지 행사장을 맡아 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앞으로

오랫동안 양대 조선소가 지역 경제를 부양해 온 거제 지역은, 조선 산업의 침체로 한때 힘든 시기를 보냈다. 근래 조선 산업 수주가 다소 늘어나기는 했지만 앞으로 예전 같은 활황기가 다시 돌아오리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산업은행이 대우조선을 현대중공업에 매각하기로 하면서 거제 지역 조선 산업은 또 다시 격랑에 휘말리고 있다.

언론 기고 등을 통해 여러 차례 대우조선 매각의 문제점과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여러 단체와 함께 대우조선 매각반대 운동도 벌이고 있다. 대우조선 매각은 언젠가는 이루어질 일이지만 현대중공업으로 매각하는 것은 원점에서부터 다시 검토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민과 함께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정부와 지자체에 해결 방안 마련을 요구할 것이다.

지금 거제 지역에는 관광 산업 육성과 직결되는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가덕도 신공항 유치, 남부내륙 고속철도 조기 착공, 저도 반환 문제 등이다. 지자체와 지역민이 함께 이러한 현안을 지혜롭게 해결해 나가면 우리 거제는 다시 한 번 조선 산업이 활황이던 때처럼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굴뚝 없는 황금 산업’이라 불리는 일명 비즈니스 관광산업을 거제 관광의 패러다임으로 삼아야 한다. 비스니스 관광사업은 ‘마이스(MICE) 산업’이라고도 하는데 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Exhibition) 네 분야를 통칭하는 말이다.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 관광산업과 달리 기업이나 공적인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산업이라 일반 관광산업보다 부가가치가 훨씬 높다. 비즈니스 관광객이 현지에서 지출하는 일인당 금액이 일반 여행자들보다 약 1.8배가량 높다는 통계도 있다. 비즈니스 관광으로 성공한 싱가포를 롤모델로 삼아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

거제는 해상, 육상, 항공의 물류 중심지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비즈니스 관광 산업에 최적화된 입지이다. 거제가 싱가포르보다 더 나은 것도 있다. 육지와 연결돼 있다는 점이다. 거가대교의 연결로 부산 신항만과도 가깝고, 남부내륙 고속철도 종착지로도 이미 확정됐다. 여기에 동남권 신공항이 가덕도에 준공되면 육해공 삼박자가 맞아떨어지게 된다. 한국의 관광객뿐 아니라 신공항에 도착한 외국 관광객들이 거제 지역으로 편리하게 들어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만에 하나 예정대로 김해공항이 확장되더라도 김해 신공항에서 부산 도심이나 해운대쪽으로 진입하는 것보다 거가대교를 통해 거제로 들어오는 것이 더 가깝다.

거제를 세계적인 비즈니스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서 현재, 매립중인 고현항 공공용지 안에 복합 문화예술 공간과 컨벤션 센터 등을 건립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관광특구 지정을 위해서도 힘을 합쳐야 한다. 실현 가능성도 떨어지고 있는 사곡만 해양 플랜트 국가산업단지 의 용도를 변경하는 것도 고려해 볼 일이다. 남부내륙 고속철도 역사를 유치하거나 조선해양 엑스포 유치 장소로 변경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조선산업을 지켜나가면서 관광산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면 우리 거제는 제2의 활황기를 맞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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