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그룹 ‘하동 갈사만’ 거제와 같은 규모 조선소 추진 확인

조선소 건립을 위해 거제시와 MOU(양해각서)까지 체결했던 대주그룹(회장 허재호)이 최근 하동군 갈사만에 거제 프로젝트와 유사한 ‘인구 5만 조선도시 조성’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져 대주 측의 속내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지난달 하순께는 조유행 하동군수가 경남도를 방문, 조선소 건립과 관련, 협의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져 거제시민들 사이에는 갖가지 추측까지 난무하고 있다.

■ 대주그룹의 속내는 어디에?  

5일, 경남도 관계자에 따르면 조유행 하동군수는 지난달 하순 김태호 경남도지사를 방문, 하동군 갈사만 인근에 ‘인구 5만의 조선도시’를 건립하겠다며 도움을 요청했다는 것.

이 자리에서 유 군수는 “사업의 주체는 대주그룹이며 하동군은 조선소 건립과 관련, 이미 많은 부분에 대해 협의가 끝났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그간 대주 측이 추진했던 사등면 청곡, 청포일원의 조선소 건립 계획, 하청면 개안만 검토 등은 한낱 핑계에 불과했다는 지적들도 나오고 있다.   

이밖에도 지난달 28일 김한겸 거제시장의 대주그룹 방문 계획을 회장의 해외출장을 핑계로 사전 차단한 것도 다분히 의도적이었다는 시민들의 추측도 난무하는 상태다.

그러나 대주 측의 조선소 건립 의사는 변함없다는 것이 거제시 행정관계자들의 견해다.

이 관계자는 “대주측은 이미 광주시 소재 ‘무등 빌딩’ 3층에 조선사업 본부를 마련, 전문가를 비롯 신규 사원 등 30여명의 직원까지 채용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때문에 대주 측의 속내를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이 시민들의 지적이다.

■ 그간 추진사항

대주그룹 박용진 본부장 등 관계자들은 지난해 2월17일, 거제시를 방문, 사등면 청곡일원 50만평(해면 42만평·육지 8만평)에 총 자본금 4천억원을 투입, 5-10만 톤급 선박 건조 및 수리를 위한 파나막스급 (파나마운하 통과가능) 중형 조선소를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경남도지사와 거제시장, 대주그룹 회장 간 3자 MOU(양해각서:Memorandum of Understanding)를 체결하자고 제의했다.

이에 따라 2월24일 경남도청 회의실에서 김태호 지사, 김한겸 거제시장, 허재호 대주그룹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MOU를 체결했다.

특히 이날 MOU체결에서는 조선소 규모를 당초 50만평 중형에서 1백만평 대형으로,  확대하고 인근에 인구 3만5천명의 기업도시 건설을 계획했었다.

이날 김 지사는 “이번 조선소 건립은 경남도와 전남도가 계획 중인 남해안 프로젝트와 연계, 걸림돌을 과감히 제거하며 특히 어려운 일은 경남도와 거제시가 맡아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한겸 시장은 “대형조선소 건립이라는 새로운 기업탄생에 가슴이 설레인다”며 “거제시를 조선, 관광, 레저가 어우러지는 모범적 도시로 건설, 우리나라 경제의 축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주의 허재호 회장은 “현장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여건이 너무 좋아 당초 계획했던 사업비 4천억원을 6천5백억원으로 상향조정하고 사업장 규모도 배로 확장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주 측은 지난달 1일 거제시를 방문, 청곡 청포일원은 어업피해보상금만도 2천억원에 달해 사업성이 없다며 다른 장소를 물색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거제시는 하청면 개안만을 조선특구로 지정하는 계획 수립과 함께 대주 측의 수용을 제의하며 특히 지난달 28일에는 이들 문제 해결을 위해 김 시장이 대주그룹을 방문하겠다는 의사까지 전달한 바 있다.
 
■ 변함없이 사곡만 고집

대주 측은 그간 거제시가 권유했던 조선소 건립부지에 대해 고개를 젓고 있다. 

사등면 청곡, 청포 일원은 어민 피해보상액이 2천여억 원에 달해 사업성이 없다는 것이 이유며 하청면 개안만(덕곡일원)은 인근 칠천도로 인해 대형 선박의 U턴(회전)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며 하청면 석포 일원은 평균 수심이 16m에 달해 도크장 설치 불가능 등 조선소 설립 여건이 맞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주 측은 거제시가 사등면 사곡만에 조선소 설립을 허가할 경우 내일 당장이라도 사무실을 열고 업무에 착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특히 최근 대주 측은 사곡만이 아니면 거제에서는 조선소를 건립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용진 대주그룹 신규사업본부장은 “거제지역에서는 사곡만이 아니면 조선소를 건립할 곳이 없다”며 “조선 메카, 거제시 발전을 위해 사곡만 조선소 건립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거제시민들은 사곡만은 ‘거제시의 중심 휴식처’ 인데다 은모래가 유명한 모래실, ‘시민정서가 베인 곳’으로 이곳에 조선소 건립은 얼토당토 않는 고집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대주 측의 행보에 대해 시민들의 설왕설래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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