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진국 거제공증사무소 변호사

2019년이 이제 저물어간다. 1999년이 다가오면서 사람들은 지구의 종말이 올 수도 있다고 불안해했다. 그런데 그 2000년이 지나고 벌써 20년이 되었으니 세월이 정말 화살 같다. 초등학교 시절에 어린이 잡지에서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을 읽게 되었다. '1999년에 하늘에서 공포의 대왕이 내려와 세상이 멸망하리라.' 가만히 계산을 해보니 1999년이 되면 내 나이 40쯤. 살만큼 살았으니 세상이 끝나더라도 그리 억울하진 않으리라. 그런데 그 멸망의 날이 지나가고 2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 살아있지만 아직도 새로운 욕망이 솟아난다. 좀 더 살아야겠고, 좀 더 벌고 싶고, 좀 더 갖고 싶고….

요즈음 유튜브에서 즐겨듣는 채널이 있는데 여기서 사람의 마음을 참으로 잘 설명한다. 사람은 몸과 마음으로 이루어져있고 마음은 에고와 참나로 이루어져 있다. 에고의 욕망이 채워지더라도 사람은 만족할 수 없다. 에고 뿐만 아니라 그 안에 참나의 자리가 채워져야 한다. 우리 주위에서 높은 지위나 권력, 돈을 가졌어도 만족하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들의 에고는 조금 만족을 얻었지만 참나의 자리는 텅 비어 있기 때문이다.

나의 삶에서 살펴보자.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다양한 목표와 소망이 있었고, 그것이 채워질 때는 기뻐하고 만족하였지만 곧 시들해지고 다시 새로운 욕망이 일어났다. 서울대학에 들어갔었고, 사법시험에 합격하였고, 약하던 몸도 건강해졌지만… 그 기쁨은 오래가지 못하고 곧 새로운 욕망이 솟아났다.

예수는 우물가의 여인에게 말했다. '이 물을 마시는 자마다 다시 목마를 것이지만 내가 주는 물은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라.' 우주의 근본이고 신의 마음인 우리 본성은 언제나 마르지 않고 샘솟는 샘물과 같다. 우리가 행복을 외부에서 찾지 아니하고 참나에 접속하기만 하면 언제나 만족과 행복과 기쁨을 얻을 수 있다.

요즘 생활의 필수품인 휴대폰을 들고 다니다가 전기가 떨어지면 어떻게 해야 하나? 충전기에 꽂아두고 다른 일을 하며 휴대폰을 잊어버려도 그냥 충전이 된다. 태양광 발전판이 태양을 향해 보고 있으면 수시로 충전이 되는데 만일 그 판의 방향이 땅을 보고 있으면 어떻게 될까? 신이 모든 사람에게 비를 내려주는데도 그릇을 거꾸로 들고 있으면 어떻게 될까?

우리가 자연스럽게 좋아하고 끌리게 되는 자연·아기·반려동물…. 자연은 그 자체가 참나이고 본성이며 신과 우주의 근본이다. '나는 자연인이다'라는 프로그램에서 그들이 자연과 더불어 만족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권력과 돈·명예가 없어도 그들은 본성에 접속해 아기처럼 행복하다. 아기와 반려동물은 스스로 판단이나 생각을 하지 않아서 본성에 가까운 상태이다. 우리는 그들과 가까이하면서 그 에너지에 공명해 우리도 본성에 접속하게 된다.

내가 사는 시골마을에 개를 10마리쯤 키우며 혼자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사람이 사는 공간에서 같이 뒹굴며 같이 음식을 먹고 같이 잔다. 사람들에게 크게 배신을 당하는 등 트라우마가 있을 것으로 추측했지만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이제는 조금 이해가 된다.

명상은 나의 본성에 닿을 수 있는 방편이다. 생각과 판단을 중지하고 오로지 나의 본성에 접속한다. 휴대폰이 충전되듯, 광판이 태양빛을 맞이하듯, 하늘에 빛나는 달과 별이 천개의 강을 다 비추듯, 우리는 우주의 근원에 접속하여 기쁨과 자유와 행복 속에 머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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