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는 제바달다라는 사촌 아우가 있었다. 사촌은 부처님을 시기질투하며 기회만 있으며 해치려 했다. 어느 날 비구들이 세존께 그 까닭을 물었다.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옛날 설산(雪山:히말라야)에 공명(共命)이라는 새가 살았다. 이 새는 한 개의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졌다. 각각의 이름은 가루다와 우파가루다인데 이들은 교대로 잠을 잤다. 어느 날 가루다가 자는 동안 우파가루다는 향기가 좋은 열매를 발견하고 '내가 이 열매를 먹어 뱃속에 들어가면 같이 배부를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으로 가루다를 깨우지 않고 혼자 먹었다. 가루다가 일어나 우파가루다가 혼자 먹은 것에 대해 분노했다. 원한을 품은 가루다는 어느 날 독버섯을 보고 우파가루다에게 복수할 생각으로 그것을 먹었다. 그러나 결국 가루다와 우파가루다는 함께 죽고 말았다.

비구들이여! 알고 싶은가. 그때 그 맛난 과실을 먹은 자는 바로 이 내 몸이요, 그 때 독버섯을 먹은 자는 지금의 저 제바달다니라. 전생에 공명의 인연이더니, 지금 내 종제가 되었어도 또한 저러하니라."

공명조와 비슷한 구조지만 반대되는 새가 '비익조(比翼鳥)'이다. '비익조'는 암컷과 수컷이 각각 하나의 눈과 날개만 가지고 있다. 그래서 혼자서는 날 수가 없다. 반드시 암수가 함께 꼭 붙어 있을 때만이 비로소 날 수 있는 전설의 새다. 둘은 떨어질 수 없는 아름답고 지순한 사랑을 상징한다. 당나라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을 그린 백거이의 '장한가'에 나온다.

우리 사회는 비익조라기 보다는 공명조를 닮았다. 보수와 진보가, 우익과 좌익이, 남한과 북한이, 여당과 야당이, 기업과 노조가, 촛불과 태극기가, 내 편이 아니면 네 편이라는 편 가르기로 '니 죽고 나 죽자'로 치닫고 있다. 매년 교수신문이 교수 1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한 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를 발표하는데 올해의 사자성어가 '공명지조(共命之鳥)'다. 새해에는 '비익지조(比翼之鳥)'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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