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서 아이를 데려와 보도블럭을 걸어 집으로 향하던 박지아(34·옥포동)씨. 출입금지 팻말과 함께 보도블럭 교체공사가 한창인 곳과 맞닥뜨렸다.

지난해 말 보도블럭을 다시 깐 곳이었기에 왜 다시 공사를 하는지 의구심이 들었다. 누군가 '또 시작이네, 연말에 예산이 남아 도니까 보도블럭만 파 뒤집고 쯧쯧'이라며 비아냥거렸다.

해마다 이맘때면 배정된 예산을 다 쓰느라고 멀쩡한 보도블럭을 교체하는 공무원에 대한 지탄의 목소리가 언론에 심심찮게 들려온다. 지인들은 '공무원이야 자기 돈 아니니까', '배정된 예산을 다 쓰지 않으면 다음에 안 준대',  '차라리 불우이웃돕기에나 쓰시지' 등 유독 연말에 시행되는 보도블럭 교체공사에 대해 안타까운 말들이 많다. 이런 의구심은 보도블럭 노후와 관련해 객관적인 판단기준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그야말로 '엿장수 맘대로'란 말처럼 담당 공무원 맘대로 보도블럭 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가용재원이 연말에 확보되는 경우가 많고 예가산정이 쉽다는 점과 공사기간도 짧고 관련공사를 연말로 미루는 습성 때문이라는 지적들도 있다.

연말에 보도블록을 교체하면 예산 낭비라고 지탄을 받는 경우가 빈번하지만 보도블럭은 시민의 통행을 돕기 위한 것으로 안전사고의 위험도 있어 설치한지 15년 이상 된 곳은 교체가 필요하다.

특히 아무도 돌보지 않는 학교나 상가 앞 보도는 아파트나 주택 주변에 비해 보도블럭 교체시기를 놓치기 쉬운 곳으로 시민들의 통행이 많아 불편함을 호소하는 일이 많다.

거제 인도 전역의 보도블럭 종류는 저마다 제각각이다. 그래서인지 각종 보수·굴착 공사시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인접한 구간임에도 블럭의 재질과 크기가 천차만별인데다 어떤 블럭은 생산이 중단된 상태여서 공사 구간 전체를 새 블럭으로 교체해야 해 예산낭비로 이어지기도 한다.

상·하수도관로 교체공사가 자주 일어나지만 흔하지 않는 타일블럭이 깔려있는 경우 시공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파손 예상 블럭의 보수 물량을 전부 확보해 재시공해야만 한다.

연말에 몰아서 보도블럭 교체공사는 지양해야 되지만 종류·크기는 물론이고 시공방법도 제각각인 보도블럭은 어느 정도 통일성을 마련해야 한다

주변 환경을 고려해 다양한 보도블럭을 선택·시공한 사례가 많지만 쉽게 구할 수 있고 시공이 간편한 블럭 등으로 통일성을 꾀한다면 예산낭비사례는 줄어 들 것으로 여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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