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신문과 거제저널은 ‘2020년 거제시 예산 1조원 시대’를 맞아 지난 27일 오후 거제시장실에서 변광용 시장에게 내년도 당초예산 9955억원의 운용 방향 등에 대한 공동 인터뷰를 가졌다.
이날 인터뷰는 거제신문 백승태 편집국장과 거제저널 서영천 대표기자가 진행했으며, 8개 항목의 질문을 즉석에서 묻고 변 시장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다음은  변광용 시장의 인터뷰 내용이다. 편의상 ‘문답’으로 기재한다.


문) 2020년도 당초예산이 9955억원으로 1조원대에 육박했는데 내년도 예산운용 기조와 방향은?

답) 제가 취임한 이후에 제일 힘들었던 게 재정적 한계였다. 취임하자마자 정부 부처를 뛰어다닐 수밖에 없는 절박성을 느꼈다. 예산 1조원 시대는 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예산 규모만 늘어나선 안되고 실제 시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삶의 조건이 바뀌고 변화됐다고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예산 편성할 때 그런 부분에 가장 중점을 뒀다. 대표적으로 면·동 주민 숙원사업은 올해 16억원에 불과했는데 내년도에는 57억원을 편성했다. 비록 적지만 시민들이 ‘변화되고 있고 나아지고 있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예산을 적정하게 운용하겠다.

문) 내년도 예산중에 국토 및 지역개발 부문에 679억원이 편성돼 올해 227억원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 예산부족으로 공사 진척이 더딘 동서간연결도로(계룡산터널)에 대한 대책이 있나?

답) 동서간연결도로가 당초부터 전액 시비 사업으로 추진된 게 참 안타까웠다. 제가 중앙부처와 청와대를 통해 지방도 승격과 예산지원 등을 1년이 넘게 줄기차게 두드려왔지만 별 다른 성과가 없었다. 그 주요 이유가 이미 시도 사업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어렵다는 것이었다. 시비 사업으로 마무리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국소장 회의를 통해 이 문제를  수없이 논의했다. 이걸 5년, 10년간 조금씩 예산을 투입해가면서 계속 끌고 가느냐, 아니면 다소 어렵더라도 집중 투자를 해서 마무리하는 게 현명한 재정운용인지 고민이 많았다.

결국 어떻게든 빨리 집중 투자를 통해 목표 기한 내에 준공시키는 게 재정운용상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내년도에 150억 정도를 투입해서 공사를 진척시키고, 2021년 말 준공 예정으로 돼 있는데, 2021년에도 비슷한 예산을 투입해 반드시 목표 기한 내 완공시킬 계획이다.  

문) 보통교부세 확보가 1조원대 예산 증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렇다면 2021년도 예산 편성에도 내년도처럼 크게 반영할 계획인가?

답) 제가 취임한 직후부터 몇 차례 보통교부세 확보를 위한 시도가 있었는데 행정안전부에서 갖고 있는 보통교부세 배정 기준이 안바뀐다고 느꼈다. 그래서 장관을 만나 그 기준을 풀면서 보통교부세가 큰 폭으로 증가 됐다. 올해도 지난 9월에 보통교부세 금액이 결정됐는데 대부분 지자체에서는 국세가 줄면서 보통교부세도 함께 감액됐지만 우리 거제시만 200여억원이 오히려 늘어난 성과를 거뒀다.

또 제가 취임한 이후 직원들에게 국가에서 주관하는 각종 공모사업에 적극 참여하라고 지시를 했다. 미리 정보를 파악해 사전에 잘 준비하고 저도 꼬박꼬박 챙기다보니 몇차례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예산 증액에도 큰 도움이 됐다. 보통교부세 산정은 당초예산액을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2021년도 같은 기조를 유지해 나갈 생각이다. 

문) 현재 거제시 지방세 비율이 30%에도 못 미치는 걸로 알고 있다. 물론 국회 법률개정이 선행돼야 하겠지만, 자치분권 시대에 걸맞게 지방세 비율이 늘어나야 재정건전화도 이뤄지는데 되레 국비 비중이 증가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답) 저희가 그동안 강력하게 요구해 온 내용이 들어있는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지방자치법 개정안에는 여러가지 분권적 내용도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재정 분권화’다. 지방재정과 국가재정 비율이 현재 6대4 정도인데 우리가 요구하는 건 7:3 수준이다. 최근들어 지자체에서 다양한 매칭 사업을 하면서 지방비 부담이 증가되는 경향이 있다. 복지처럼 국민 전체의 삶에 관련된 사업은 되도록 국가 재원으로 충당하는 게 맞다.

그런 차원에서 지방소득세 일정 비율을 지방으로 환원하는 쪽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어떻든 지방세는 계속 줄고 있다.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짜피 국가 지원을 많이 끌어올 수밖에 없다. 건전한 재정구조가 되려면 결국 지방 세입이 많아야 되지만,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보니 계속 국비 증가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문) 1조원대로 늘어난 예산 증가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예산이 적기(適期)에 적소(適所) 집행되는지 여부에 대한 필터링(filtering)이 보다 강화돼야 한다고 보는데?

답)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예산규모가 중요한 게 아니고 늘어난 예산이 시민들의 삶과 직결된 부분에 적기적소에 효율적으로 투입돼야 된다고 본다. 그런 부분이 잘 이뤄지기 위해서는 감시 감독 기능도 제대로 갖춰 나가야 한다. 현재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 이와 함께 예산 집행을 통해 지역경기가 회복되는 효과를 봐야 한다. 법적으로 문제가 될지 안될지 잘 모르겠지만 지역에서 시행하는 공사는 지역업체에 하도급을 줘서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 그 부분에 대해 법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면 그렇게 할 생각이다. 또 지역업체가 다양한 관급 공사에 많이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는지 저희도 많은 고민을 할 생각이다. 늘어난 재정 규모로 인해 경기 부양 효과가 나오도록 하고 그 집행 과정 역시 투명해야 한다는데 공감한다.

문) 그동안 국비 확보를 위해 중앙 부처에 출장을 많이 다닌 걸로 아는데 구체적인 과정과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사업이 있다면?

답) 제가 취임한 이후 출장기록을 보니까, 지난 1년6개월 동안 57회에 걸쳐 64일간이었다. 과거에 비해 3배 정도 늘었다고 들었다. 그동안 청와대, 국회 등지를 다니며 다양한 인사들을 만났다. 청와대 국정관리실장, 자치발전비서관을 비롯해 각 수석들을 거의 다 만났다. 정부 부처는 행자부 및 국토부장관을 비롯해 교육부장관을 만나 상동초교 문제를 해결했다.

제일 힘든 부분은 아무래도 추진이 중단된 거제해양플랜트 국가산단 문제인데, 현재까지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동서간연결도로는 국비 지원을 통해 해결해 보려고 노력했는데 잘 안됐다. 큰 성과라면 국지도 58호선 사업비 조정이 우리가 원하는 대로 됐다. 당초 기획재정부 방침대로라면 우리가 900억원 정도 부담해야 했는데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700억원으로 줄였다.

그 외 저도 개방, 국립난대수목원 유치도 성과였다. 난대수목원은 제가 전국 지자체장 연찬회 당시 산림청장 등이 있는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제기하고 그 이후 산림청장을 별도로 만나 면담을 하면서 급속도로 진행됐다. 공모사업에서 좀 아쉬운 게 180억원 규모의 포로수용소 리뉴얼 사업이었다. 경남도에서 통과됐지만 문체부에서 재정적인 이유로 선택받지 못했다. 올해도 공모사업에 적극 나설 생각이다.

문) 국비 확보를 위해서는 시장과 지역구 국회의원의 공조도 중요하다, 현재 협력관계가 원만한가?

답) 지난해는 2박3일 동안 여의도에 숙소를 정해놓고 의원들을 만나는 과정에서 김한표 의원과 협의를 하고 조언도 구한 적이 있다. 그 당시 이틀 동안 국회의원만 18명을 만났다. 그런데 올해는 예산 전쟁이 없었다. 예산계에 일정을 짜라고 하니까 크게 현안에 걸려있는 사업이 없어 지역구 국회의원을 만나지는 않았다. 어떻든 국회의원과 시장은 지역을 이끌어가는 두 기둥인데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협력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별다른 문제는 없다.

문) 도시계획도로 개설 등과 관련해 예산이 부족해 일부 보상이 지연되는 걸로 알고 있다. 등기 이전까지 완료 돼 해당 지주들이 재산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데 향후 대책은.

답) 알다시피 내년 7월에 ‘일몰제’가 적용된다. 존치시킬 건 존치시키고 풀 것은 풀 계획이다. 현재 보상이 진척이 돼 있는 사업도 있고, 아직 10∼20% 밖에 안된 사업도 있다. 계속 존치시킬 부분과 사유재산권을 풀어줄 부분에 대한 계획안을 잡고 있다. 특히, 상문동은 도시계획도로가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해 교통체증이 발생하고, 3-9호선이라든지 용산교차로는 원래 4차선 계획이었는데 현재 2차선만 돼 있다.

주요 간선도로 역할을 하는 도시계획도로는 저희가 내년부터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수용절차를 통해 빨리 진척시킬 생각이다. 3-9호선 같은 경우는 상문고등학교 앞 쪽으로 엊그제 수용 재결이 난 상태다. 하여튼 보상이 완료되는대로 도로 개설 예산도 적기에 투입할 계획이다, 용산교차로 근처 4차로 확장도 토지보상이 다  됐는데 내년 안으로 마무리할 방침이다. 도시계획도로 수요가 제일 큰 곳은 상문동과 수양동이다. 내년에는 적극적으로 보상과 개설 절차를 빨리 진행시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

문) 마지막으로 시민들께 당부 하고 싶은 말은.

답) 무척이나 어려운 가운데서도 우리 거제시 1200여 공직자와 시민 여러분들이 힘차게 달려온 한해였다. 내년에도 변함없이 저와 1200여 공직자들은 시민들의 공복이라는 자세로 지역경제 회복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당장 시민여러분이 힘들어하는 지역경제가 빨리 나아지는 모습 보여 주는 게 시장인 저의 역할이다. 다시 한 번 앞으로 지역경기 회복을 위한 시정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남부내륙철도·난대수목원·저도 전면개방 등 여러가지 저희가 준비해야 될 굵직한 사업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런 준비도 철저히 해서 이후 거제의 100년 대계 토대를 닦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내년 한해는 민선 7기가 되면서 ‘달라졌다’거나 ‘확실히 시민을 위한 시정을 펼친다’는 모습을 체감할 수 있도록 예산 운용을 펼쳐 나가도록 하겠다. 저를 믿어주시고 힘들더라도 기다려주시면 성과로서 꼭 보답해드리겠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