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태 편집국장
백승태 편집국장

'해금강 사자바위의 천년송이 파도에 깍이는 해안의 바위를 지켜보듯 거제의 땅과 바다를 지켜갈 거제신문이 창간됐다는 가슴 벅찬 감격을 16만 거제도민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지역여러분들의 격려와 충고 속에 창간의 산고를 겪어온 10개월여 그동안 음으로 양으로 도움을 준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창간에 이르렀습니다.

이로써 우리 거제도 이제 신문을 갖게 된 것입니다. 지금 우리 거제는 많은 변화를 겪어가는 도중에 있습니다. 80년대가 거제에 있어 대우·삼성조선의 유치로 산업화의 물결 속에서 전통적인 생활양식과 자연이 훼손되는 진통을 겪었던 시기라면, 앞으로 오는 90년대는 주민이 직접 시·군 행정에 주인으로 참여하는 지방자치시대로의 변화를 요구받는 시기가 될 것입니다.

지방자치·주민자치가 시·군의원 뽑고, 지방의회를 구성한다고 해서 다 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 스스로가 자신이 내는 세금을 어떻게 쓰여지나, 행정처리에 문제점은 없는가 하는 것들을 감독하고 의견을 개진해 가는 말 그대로 '지역살림을 지역민이 스스로 해 나가는 것'이라 할 때 지역민이 바르고 생산적인 정보를 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이렇게 볼때 거제신문의 창간은 하나의 시대적 요구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거제신문은 지역문화발전의 일익을 담당할 것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문화공간이 부족하고 알찬 문화행사를 접하기 힘든 우리 거제에 당장 큰 문화공간을 마련한다는 것은 어렵겠지만, 여러 가지 문화행사를 유치하는 노력은 물론 작품을 발표하고 평가받고 논쟁할 수 있는 터를 마련하는 작업을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지역발전과 지역문화 창달의 사명을 안고 출범하는 거제신문은 지역의 화합과 단결을 가져올 수 있는 정론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유언비어나 대화의 단절로 생긴 오해나 불신의 벽을 정론으로 풀고 지역갈등의 원인에 대한 건전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때에만 신문으로서 제구실을 다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거제신문은 창간을 맞아 끊임없는 탐구와 발로 뛰는 노력으로 지역민의 생활의 한부분이 되고자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드립니다. 그간 10개월 넘게 새생명이 태어날 산고를 겪고 창간되는 거제신문이 거제인의 입과 귀로서 지역사회 새로운 분기점이 될 것을 의심치 않습니다.'

윗글은 1989년 10월6일(금)자 거제신문 창간호 2면에 실린 김경언 초대발행인의 창간사다. 창간30주년을 맞아 '거제신문 기록전'을 마련했다.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30년 전 창간사를 곱씹으며 거제신문의 미래 100년을 그려본다.

아래 글은 1989년 7월20일자 거제신문 창간소식지 1면에 실린 '우리 신문을 만듭니다'란 제목의 창간 준비 소식이다.

'지금 있는 신문도 다 못 보는데 뭐하려 신문을 만드냐구요? 기쁜 일 슬픈 일 겪으며 살아왔고 앞으로 살아가야 하기에 남다른 땅, 일간신문 한 모퉁이에 거제관련 기사가 나면 남다른 관심으로 읽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 바로 우리끼리 꼭 해야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름답고 풍성한 산과 바다를 갖고도 다 빼앗기고 가난하게 살은 우리 선조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조선공단이 설치된 후 얻은 것 잃은 것도 이야기합시다.(중략) 그런데 어디 이런 이야기 맘 놓고 할 터가 있습니까? 우리 이야기 전부를 할 수도 없었고, 우리 목소리도 아니었습니다. 지금 거제신문은 이런 우리의 이야기터, 바로 우리신문이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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