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아껴서 노인복지 위해 쓰게 해달라”
거제시 “규정이니 어쩔 수 없어…회계처리 교육하겠다”

각 지역 경로당에 지원금을 지원하는 거제시가 올해부터 연말 모두 소진하지 못한 운영비에 대해 반납을 두고 주민들이 제도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지역 장평경로당을 이용하고 있는 어르신들 모습.
각 지역 경로당에 지원금을 지원하는 거제시가 올해부터 연말 모두 소진하지 못한 운영비에 대해 반납을 두고 주민들이 제도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지역 장평경로당을 이용하고 있는 어르신들 모습.

거제시가 마을 경로당에 매년 지급하는 지원금을 두고 주민과의 갈등을 빚고 있다.

1년 단위로 지원금 정산이 이뤄지기 때문에 남은 돈은 반납해야 한다는 게 거제시 입장인 반면, 아껴서 썼으니 이월해서 쓸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는 게 주민 입장이다.

매년 경로당으로 지원되는 금액은 한 곳당 총 370만원으로 운영 및 프로그램비 200만원, 냉·난방비 170만원으로 동일하게 적용된다.

거제시 내 경로당은 모두 317군데로 매년 총 1억1729만원이 지원돼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냉·난방비에 대한 반납이 시행됐고 올해부터는 운영비도 반납토록 규정돼 주민들이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장평동 경로당 A 어르신은 “냉·난방을 잘 안 켜고 뭐든지 아껴서 쓰는 습관이 있다 보니 돈이 남는 경우도 있다. 경비를 조금씩 모아서 내년에 다른 거 할 때 보태 쓰자는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한다”며 “예전에는 시에서 편의를 봐주더니 이제 안된다고 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또 지원금 지급절차에 따라 목적에 맞는 사용과 철저한 증빙서류 구비를 강조하고 있으나, 회계경험이 없는 경로당 노인들이 잘못 처리해 애를 먹는 경우도 허다하다. 복잡한 회계처리를 간소화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장평경로당 김형부 노인회장은 “경로당 지원금이 마을 규모나 인원에 상관없이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도 문제”라며 “운영비 반납이 규정이라 어쩔 수 없다면 경로당 규모에 따라 지원금을 달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그동안 어르신들이 부탁하니 어쩔 수 없어 이월해 쓸 수 있도록 편의를 봐드린 부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보조금이 남은 경우는 반납하는 게 규정이다.

지원금에는 국비·도비·시비가 같이 들어가 있는데다 얼마전 부산 기장군 경로당 지원금 반납 문제가 크게 이슈화된 이후 조심스런 부분도 크다”고 주민들의 이해를 당부했다.

그러면서 시는 주민 반발을 우려해 이달 말까지 면·동 경로당을 찾아다니면서 지원금 회계 관련 안내를 하고 있다.

시 노인복지담당 안중현 주무관은 “올해 안으로 목적에 맞게 지원금을 다 쓰도록 안내하고 그 외 마을에서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시비를 확보해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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