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의 사고로 고인된 이웃 위해 주민들이 벼 수확

지난 16일 뺑소니 사고로 돌아가신 김 모 할아버지의 논 4000평이 추수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연초면 다공 중리마을 주민들이 힘을 합쳐 지난 26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김 할아버지네 벼수확에 나섰다. 이번 벼수확에는 연초면사무소에서도 인력을 파견해 힘을 보탰다.
지난 16일 뺑소니 사고로 돌아가신 김 모 할아버지의 논 4000평이 추수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연초면 다공 중리마을 주민들이 힘을 합쳐 지난 26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김 할아버지네 벼수확에 나섰다. 이번 벼수확에는 연초면사무소에서도 인력을 파견해 힘을 보탰다.

거제시 연초면 다공 중리마을 주민들이 불의의 교통사고로 고인이 된 이웃을 위해 벼 수확에 나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고인은 지난 16일 경운기를 몰고 가다 뺑소니 사고를 당한 김 모 할아버지.

당시 김씨는 홀로 추수를 하면서 수확한 벼를 집 창고로 옮기기 위해 경운기로 실어나르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연초면 다공리에서 60년 가까이 농사를 지어온 김씨는 올해 5000평 규모의 벼를 재배했고 사고로 추수를 끝내지 못한 논이 4000평이나 남아있는 상황. 그대로 두면 수확시기를 놓쳐 1년 농사를 망칠 수도 있었다.

다공 중리마을 김병길 이장은 "다른 주민들이 추수를 다 끝내가고 있는데 돌아가신 김 할아버지네 벼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자식들이 외지에 있고 할머니도 경황이 없어 아무도 돌보지 못하고 있는 벼를 보니 참 안타까웠다"며 "주민들이 다 바쁜 시기이지만 모두 내 일같이 동참하고 싶다고 했다"고 주민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한편 소식을 전해들은 연초면사무소에서도 인력지원에 나섰다.

이권우 연초면장은 "주민의 딱한 사정을 듣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8명의 인력을 이틀간 파견했다"면서 "추수는 시기가 중요해 미룰 수 없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6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지역 주민들과 면사무소에서 파견된 인력 총 20여명, 콤바인 3대·경운기 2대가 투입돼 4000평 규모의 벼 수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주민들은 수확 후에도 홀로 남은 할머니의 손이 가지 않도록 연초농협을 통해 바로 사등면 오량리 수매장으로 벼가 옮겨지도록 조치를 취했다고 알려졌다.

주민 김상섭(78)씨는 "논 주인이 없다 보니 수확을 하면서도 너무 허무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면서 "그래도 혼자 하면 일주일은 족히 걸릴텐데 여러명이 협동해서 이틀 만에 끝내니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주민 이영수(72)씨는 "아무래도 고인이 수확을 못 끝내서 마음의 짐이 클 것이다. 이제는 고인이 안심하고 좋은 곳으로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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