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병욱 대우병원 가정의학과
권병욱 대우병원 가정의학과

요즘처럼 건조주의보가 자주 발령되고 찬바람이 세차게 부는 계절에 실내 활동 시간이 늘고 난방기구 사용이 증가할 때면 누구든 한 번쯤 뻑뻑하고 따끔거리는 눈 때문에 고생해 본적이 있을 것이다.

바깥의 찬바람이 눈물을 빠르게 증발시키는데다 난방기구의 사용으로 건조해진 실내공기가 이러한 상황을 더욱 악화시켜 안구건조증의 발병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안구건조증은 눈마름증후군 또는 건성안증후군이라고도 하며 눈물 분비의 감소 또는 과도한 눈물 증발에 의해 안구 표면에 미세한 염증성 손상과 다양한 불편감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안구건조증을 이해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우선 눈물층의 구조를 알아야 한다. 눈물층은 안구표면을 덮고 있으며 안구표면에 가까운 순서대로 점액질층, 수성층, 지질층의 총 3개의 층으로 구성돼 있다.

점액질층은 각결막 상피 표면을 덮고 있으며, 그 위에 수성층이 존재하고, 지질층이 수성층을 덮음으로써 눈물의 증발을 막는 역할을 한다. 눈물샘에서 수성층을 만들어내고 눈 깜빡임을 통해 각 눈물층이 섞여 각결막에 고르게 분포하게 된다.

이렇게 눈물층이 안구표면을 일정하게 적시고 있어야 외부로부터 안구로 빛을 잘 받아들이고 여러 가지 미세한 자극에 대해 안구표면을 보호할 수 있다. 안구건조증은 눈물층에 발생하는 다인성 질환이며 병인에 따라 몇 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수분층이 부족하게 되는 경우는 외부로부터의 자극(바람에 대한 노출, 에어컨 사용, 나쁜공기)이 있거나, 장시간의 독서, 텔레비전 시청, 컴퓨터 작업 등과 같이 정상적인 눈의 깜빡임 운동이 저하되는 경우로 눈을 뜨고 있는 상태가 오래되어 각막과 결막조직에 눈물이 마르게 되면서 건성안이 발생하는 경우이다.

지질층의 이상은 눈꺼풀의 염증이 있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고, 뮤신층의 이상은 결막염이 있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다. 각각의 눈물층의 요소들이 부족하면, 건조 증상뿐만 아니라, 각결막의 염증을 만들고, 각결막-눈물샘-신경 연결고리가 파괴되어 눈물샘의 눈물 분비가 감소되면서 눈물층이 회복되지 않아 악순환을 일으키게 된다.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노인인구가 많아지고 눈물분비감소와 관련된 각종 질환이나 항전신성 약물복용 증가도 안구건조증과 관련이 있다. 또한 콘택트렌즈의 착용, 각종 안과 수술과도 관련돼 젊은 연령층에서도 유병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중년 이후 여성들의 스트레스 및 호르몬의 영향도 안구건조증의 유병률을 높인다.

안구건조증의 증상은 생각보다 상당히 다양하다. '눈물이 마른다', '이물감이 느껴진다', '눈이 따갑다', '눈에 열이 나는 것 같다', '눈꼽이 낀다', '가렵다', '눈이 끈적끈적하다', '눈물이 난다', '눈이 충혈 된다', '시력이 저하되거나 가끔 잘 안보인다' 등으로 표현하기도 하며 이러한 이유는 '건조함'을 느끼는 신경수용체가 눈에 없기 때문이며 따라서 다른 안구표면질환에서도 이와 유사한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가장 흔한 증상은, 눈의 이물감·건조감·작열감·일시적으로 흐릿한 시력 등이다. 안구건조증의 치료목적은 이러한 환자의 증상을 경감시키고 동반된 안구표면의 손상을 개선시킴으로써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있다. 그래서 눈물성분과 비슷하게 만든 인공눈물을 점안하게 하여 눈동자에 윤활작용을 도와주는데 일차 목표를 둔다.

그렇지만 안구건조증이 환경이나 몸 상태에 따라서 만성적으로 계속 나타날 수 있는 질환이므로 환자들은 의사에게 충분한 설명을 듣고 치료에 임하는 것이 좋다. 즉 안구건조증은 만성으로 완전한 치료는 어렵고 치료약으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으며 약이나 질환으로 인해서 눈에 심한 손상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신질환이 동반되어 나타나는 안구건조증은 병의 진행이 빠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하며 시력에 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있으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눈꺼풀에 대한 수술이나 눈물점에 대한 시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안구건조증의 개선을 위해서는 첫 번째로 눈물층의 과도한 증발과 염증을 일으킬 만한 상황을 회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흡연 지역이나, 바람 부는 곳, 건조한 환경을 피하고 복용하는 약물 중에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키는 약물이 있는지 알아본다.

평소에는 충분한 수분 섭취와 실내 가습을 하고, 바람을 조금이라도 더 차단할 수 있는 테두리가 넓고 두꺼운 안경이나 특수안경을 착용한다. 연속되는 장시간의 업무를 피하고 적절한 휴식을 취하면서 눈꺼풀에 온습포나 마사지를 해주는 것도 좋다.

눈물 분비와 안구상피세포의 재생에 필요한 비타민이나 필수 지방산이 포함된 영양제를 복용하는 것도 안구건조증의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적 부분을 개선했는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증상이 계속된다면 인공누액을 사용하게 된다. 인공누액은 가능하다면 건조 증상을 느끼기 전에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즉 독서를 하기 전에, 운전을 하기 전에 사용하면, 오랫동안 인공누액이 눈의 표면에 머물러 건조 증상을 피할 수 있다.

단 보존제가 들어있는 인공누액의 경우 보존제로 인한 과민반응이나 부작용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고, 보존제가 들어있지 않은 인공누액은 개봉 이후 장시간 보관하게 되면 변질이나 세균감염에 의한 부작용이 발생 할 수있으므로 가능하면 개봉 및 사용 후 튜브와 남은 용액을 곧바로 폐기하는 것이 좋다.

안구건조증이 심하거나 눈에 염증이 동반된 경우는 염증 치료 점안제를 같이 사용하며 각막이 손상될 정도로 심한 경우에는 눈물점을 막아서 눈물 배출을 막는 시술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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