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석 거제시 도시계획과장

박원석 거제시 도시계획과장
박원석 거제시 도시계획과장

도시재생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오래전부터 주력 산업이었던 조선업의 침체로 쇠퇴의 길을 걷고 있는 우리 시 역시 도시재생의 필요성이 절실했다.

지난 8일 국토부에서 발표한 2019년 하반기 도시재생 뉴딜사업지로 거제시 고현·옥포동 2곳이 최종 선정돼 국비 250억원을 확보했다. 특히 고현동 도시재생사업은 대규모 중심시가지형으로 이례적으로 공모에 처음으로 응모해 선정되는 성과를 이뤄냈다.

고현동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의 물리적 사업은 거제관광호텔을 매입해 앵커건물(이음센터)로 활용하고, 이미 매입이 끝나 시유지로 편입된 동우주차장과 구 신현지구대 부지 지상에는 평화의 광장, 지하 1·2층에는 주차장을 조성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몇몇 언론에서는 거제관광호텔을 활용한 고현동 도시재생사업에 대한 거센 비판 기사를 쏟아냈다.

이음센터는 인근 해남정비공장이 더 적합지이고 앵커시설 결정에 주민들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으며, 관광호텔 대표이사가 시장이 전에 재직했던 모 신문사의 발행인이기 때문에 특수한 관계임이 명백한 '사실'이라고 말이다.

현 정부에 들어서 국정과제로 추진한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계획구간 전체를 허물고 새로운 건물과 시설을 설치하는 재개발의 도시정비사업과는 달리 기존의 건물 등 시설물을 보존하면서 거점 공간 등의 조성과 시설 설치로 도시를 재생시켜 나가는 사업방식이다.

기존 건물을 앵커시설로 조성하는 것은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부합되고, 무엇보다도 부지 및 건축물 확보여부는 공모 시 가장 중요한 평가항목이었기에 도시재생 활성화계획 수립 과정에서 주민협의체 의견과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한 결과 공모에 선정되기 유리한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논란이 됐던 해남정비공장 부지(3700㎡)의 앵커건물 활용도 일부 검토됐지만, 부지가 너무 넓어 매입비용이 추가될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사유들로 인해 관광호텔을 매입해 리모델링하는 방향으로 결정됐던 것이다.

또한 도시재생사업은 주민 주도의 사업으로 사업의 계획단계에서부터 실행단계까지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사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의 추진에 있어 주민들의 의견은 무시한 채 행정에서 독단적으로 결정을 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도시재생의 본질을 왜곡한 채 이런 모든 과정 속에서 서로 논의하고, 고민하고 자문했던 주민·담당공무원·도시재생지원센터·관련 전문가들을 마치 사익을 추구하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는 상황이 매우 유감스럽다.

같은 맥락으로 시는 작년, 계획구간 내에 있던 동우주차장 부지를 매입했다. 관광호텔 부지와 함께 지난 동우주차장 부지도 도시재생 뉴딜사업 선정을 위한 똑같은 준비과정이었으나, 당시 언론은 전혀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거제관광호텔이 도시재생사업 중심 건물로 들어간 것이 사익적 행위라면 동우주차장 부지 매입도 똑같은 논리가 적용됐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왜 유독 관광호텔에만 이중잣대를 들이대는지 알 수가 없다.

동우주차장은 되고 관광호텔은 안되는, 그때는 되고 지금은 안되는 이중적인 논리가 언론에서 말한 '사실'일까?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

많은 도시재생 지역에서 다양한 이익집단과 주민 간 갈등으로 시행착오를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실패로 평가받는 사례들을 종종 봐왔다. 편견과 이중잣대를 넘어 어떻게 하면 이 사업을 잘 이끌어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공공의 혜택으로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일 지를 고민하는 '본질'에 집중할 때이다. 모두의 협력으로 매일 새로워질 거제시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성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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