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 도장공의 폐암
조선소 도장공의 폐암
  • 김정현 칼럼위원
  • 승인 2019.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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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노무법인 승인 대표
김정현 노무법인 승인 대표

A(33)씨는 1989년부터 도장공으로 근무하다 54세 때인 2010년 5월 원발성 폐암으로 추정 진단을 받고, 2010년 11월22일 사망했습니다. A씨는 하루 한 갑씩 30년간 흡연했습니다.

A씨는 1989년부터 총 21년 중 15년 3개월간 정규직으로서 제조업체나 일용직으로서 조선소에서 스프레이 도장을 주로 하면서 터치업·사상·수세 등의 작업을 하다가 2010년 5월 원발성 폐암으로 추정 진단됐습니다. 조직병리학적으로 확진되지는 않았으나 흉부 컴퓨터단층영상·양전자방출 단층영상·임상 소견 등을 종합할 때 원발성 폐암이라고 진단하는데 무리가 없다고 판단됐습니다.

도장공에 대해서 국제암연구회는 1989년 폐암 발생 위험도가 확실한 직종이라고 인정했습니다. 폐암 발생 위험도가 일관되게 높은 도장공은 안료·용제·충전재·결합재 및 기타 첨가제로 수천종의 화학물질이 함유된 도료에 노출됩니다. 이러한 화학물질 중에는 국제암연구회에서 폐암의 발암물질로 분류한 비소 화합물·석면·6가 크롬 화합물·카드뮴 화합물·결정형 유리규산 등도 함유돼 있습니다.

시간이 가면서 이러한 발암 물질들이 다른 물질들로 대체되면서 최근에는 과거보다 그 함유량이 낮아졌습니다. 그러나 폐암 위험도가 높은 도장공이 이렇게 여러 폐암 발암물질이 함유된 도료에 노출되기는 하지만 도료 중 어느 발암물질로 인해 폐암 위험도가 높아지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현재로서는 도료에 포함된 수천 종의 화학물질 중 이미 발암성이 알려진 물질 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여러 화학물질의 복합적 작용으로 인해 도장공의 폐암 위험도가 높아진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A씨는 총 21년 중 15년 3개월간 도장작업을 했으나 6년 1개월간 근무한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조선소에서 일용직으로 작업한 9년 2개월간은 특히 연장근무가 많아, 주 5일 하루 8시간을 기준으로 할 때 근무기간이 훨씬 많아집니다. 또한 조선소의 작업 특성상 실외 야드작업 뿐만 아니라 블록이나 탱크 등 반밀폐 공간에서의 작업이 많았기 때문에 도료에의 노출수준도 더 높았다고 추정됩니다.

따라서 직업성폐질환연구소의 업무상질병심의위원회에서는 A씨에게 발생한 원발성 폐암은 업무상 질병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조선소 근로자에게 잘 유발되는 직업병으로는 직업성 폐암 외에도 진폐증·만성폐쇄성폐질환(COPD)·백혈병·레이노증후군·소음성 난청·각종 근골격계 질환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질병이 모두 업무와의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과거 수십년 전에 직업병 유발요인에 노출됐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원발성 폐암의 원인으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흡연으로, 폐암의 약 85%는 흡연에 의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흡연 경력이 있는 근로자의 폐암이 직업병으로 인정받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관련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직업력 소명 및 흡연력 보정 후 산재신청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원발성 폐암이 산재로 인정될 경우 치료기간 중 요양급여 혜택 및 휴업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폐암으로 사망한 경우라 하더라도 유가족들이 유족급여의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흡연자이거나 담배를 피운 경력이 있더라도 반드시 산재보상 가능성을 검토해보기 바랍니다. 위 사례는 근로복지공단의 업무관련성 전문조사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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