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한시대 당시 환관들이 정치에 개입하면서 대다수의 관리들이 부패했다. 양진(楊震)이 동래태수로 부임할 때의 일이다. 길이 멀어 창읍(昌邑)이라는 고을에서 하루를 묵게 됐다. 창읍 현령 왕밀(王密)은 양진의 추천으로 벼슬길에 오른 인물이었다. 늦은 밤에 왕밀이 찾아와 황금 10근을 내놓으며 감사를 표했다. 양진이 거절하자 왕밀은 이 깊은 밤에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다고 하자 태수는 "아무도 모르는 것 같지만 하늘이 알고(天知), 땅이 알고(地知), 자네가 알고(汝知), 내가 아는(我知) 일이네"라고 꾸짖으며 왕밀을 내쫓았다. 이를 사지(四知)라 하는데 십팔사략(十八史略)과 후한서(後漢書)에 나오는 이야기다.

프랑스 루이24세 때 재무장관을 지낸 콜벨은 집이 가난해 포목점 점원으로 일했다. 어느 날 호텔에 숙박하고 있는 은행가에게 옷감을 팔고 돌아왔다. 그런데 값을 착각하여 배가 되는 돈을 받아왔다. 주인은 웬 횡재냐며 좋아했지만 콜벤은 주인의 만류를 뿌리치고 바로 찾아가 사과하고 여분의 돈을 반환하고 돌아왔다. 주인은 화를 내며 콜벤을 해고시켜 버렸다. 해고소식을 들은 그 은행가는 콜벤을 자기 은행에 데려가 취직을 시켰다. 콜벤의 정직이 나중에 장관에 이르게 됐다.

사람에게만 양심(良沁)이 있다. 양심이란, 자기행위에 대해 올바르고 그름을 판단하고 행동하는 마음이라면, 양심(兩心)은 두 마음, 곧 겉 다르고 속 다른 마음을 말한다.

서울시가 지난 5월 말 서울역 인근에 시민을 위해 양산 400여개를 비치했는데 한 달 반만에 300개가 사라졌다. 지난해 9월 창원시에서도 우산 1500개를 비치했는데 그중 900여개가 분실돼 서비스를 중단하고 말았다. 시민의 양심을 믿고 대여 서비스를 시작한 자전거 안전모·우산·장난감 등 양심(良沁)은 양심(兩心)이 돼 모두 실패했다.

양심(良心)은 존경 받아야 하지만 말과 행동이 다르고, 아는 것과 행함이 다른 양심(兩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