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센터·식자재마트, 지역의 약일까 독일까
유통센터·식자재마트, 지역의 약일까 독일까
  • 류성이 기자
  • 승인 2019.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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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에만 식자재마트 12곳·법규제 허점 노려 유통센터도
시민 이익 속 소규모 상가·잡화상 타격...지역경제 대안 필요
지역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는 유통센터와 식자재마트가 공목상권을 잠심하고 있어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역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는 유통센터와 식자재마트가 공목상권을 잠심하고 있어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대형마트 못지않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장착한 중대형 식자재마트가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골목상권을 잠식하는 모양새다. 특히 이들 마트가 법의 느슨한 규제를 활용하고, 가계 부담까지 줄여주면서 시민의 발길이 이어지다 보니 전통시장·소형마트 등 소상인들의 시름만 깊어지고 있다.

대형마트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전통시장 등 인근에 입점하려면 상생협력계획서 등을 제출해야 하고, 월2회 의무휴업 및 24시간 영업금지 등 법적 규제를 받는다.

그러나 식자재마트는 관련 규제에서 벗어나면서 지역 상권을 잠식하고 있다. 또 식자재마트가 식자재뿐 아니라 각종 공산품·잡화 등 다양한 물품까지 진열해놓으면서 사실상 대형마트와 같은 역할을 하는 모양새다.

요식업 종사자뿐 아니라 일반인 누구나 이용 가능해 전통시장·소형마트 상인 등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전통시장과 달리 배달 차량을 이용해 식자재를 식당 등에 배달까지 하니 소형마트는 식자재마트 앞에서 '고양이 앞에 쥐'처럼 무너지고 있다.

옥포동 A 공인중개사는 "롯데마트가 들어서면서 농협 하나로마트 등 중소형 마트가 큰 타격을 입었지만 롯데마트가 배달이 안 되다 보니 그에 따른 선택과 의무휴업일의 혜택이 있었는데 식자재마트는 그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운영이 되니 시민들의 발길이 당연히 식자재마트로 옮겨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옥포중앙시장 상인들의 한숨은 더욱 커졌다. 롯데마트로 인한 피해보다 식자재마트 타격을 더욱 크게 입었다. 옥포중앙시장 상인 B(57)씨는 "시장을 살리기 위해 예산을 쏟아 부으면 뭐하나. 법 테두리에서 벗어난 저런 마트 하나 생기면 발길이 뚝 끊기는데"라며 울분을 토했다.

현재 거제지역에 위치한 식자재마트는 식료품점과 잡화점 등을 같이 운영하지만 연면적 3000㎡ 이하 규정을 피하고 사업자를 분할하는 등 기업형 슈퍼마켓 규제에도 벗어나 연중무휴 24시간 운영까지 가능하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의무휴업일 전날 토요일 오후 시간대부터는 발 디딜 틈 없이 지역 주민들로 가득 찼는데 최근 그 양상이 사라진지 오래"라며 "식자재마트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대형마트의 경우 소규모 마트 등과 상생을 위해 다양한 법적 제재를 받는 반면 식자재마트는 전혀  규제가 없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업자등록증 갖고 조합원 가입하면 모두 이용 가능

지역에 들어선 유통물류센터도 법의 허점을 이용해 전통시장과 소형마트 상인들을 두 번 울게 한다. 직거래를 통해 동네슈퍼를 지원하기 위해 들어선 중소유통물류센터이지만, 요식업종사자가 아닐지라도 사업자등록증을 갖고 조합원 가입만 하면 누구든 이용 가능하기 때문이다.

유통물류센터 측은 일반 개인에게 파는 것이 아닌 사업체를 소유한 이들에게 판매하고 있고, 조합원비 5000원을 내고 있어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유통물류센터 설립 취지가 슈퍼마켓협동조합에 가입된 소형슈퍼마켓에 마진을 최소화해서 유통하기 위함이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취재 방문 당시 식용유 1개와 참치캔 2개, 계란 30구 1판 등을 사고 가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지역경제 침체로 가계 부담을 줄이려는 시민에게는 식자재마트의 할인가격은 발길을 옮길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된다. 이로 인해 시도 난처한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식자재마트 인근 전통시장 상인들의 불만이 많지만 설립이나 운영을 제한할 방법은 전혀 없다"며 "소규모 상인들과 상생할 수 있는 법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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