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 나누며 보시하는 떡집 사장…최고의 직업이죠"
"떡 나누며 보시하는 떡집 사장…최고의 직업이죠"
  • 백승태 기자
  • 승인 2019.0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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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대위 출신 고현시장 '소문난 떡집' 신종엽 대표

"보통 새벽 1시30분 정도에 잠에서 깨 하루를 시작하지요. 자는 시간이 일정치 않지만 대략 4시간가량 잠을 자는 셈입니다. 모두가 잠든 한밤중에 깨서 떡을 만들고 주문 들어온 떡 배달을 마치면 10시쯤 됩니다. 그때부터 비교적 자유롭지만 어디 마음대로 자고 쉴 수가 있나요. 떡집 일에다 이웃들도 챙겨야하니 늘 바쁘게 살아갑니다."

고현종합시장에서 '소문난 떡집'을 운영하는 신종엽 대표는 요즘 잠이 부족하다. 떡집 일도 일이지만 주위에 무슨 일이 생기면 가만히 있지 못하고 발 벗고 나서야하는 성격 탓이다. 누군가 도움을 요청하면 거절하지 않고 무슨 일이 있어도 도와주려 애쓴다. 그래서 그는 떡집 대표라기보다 사회활동가나 자원봉사자가 더 어울리는 직업이다.

거제시 하청면 유계가 고향인 그는 1995년 육군대위로 군단 정훈장교를 지낸 군 출신 떡집 대표다. 군 생활을 접고 사회에 나와 건축일과 횟집, 만화방 등을 운영하기도 했으나 생각대로 쉽지만은 않았다.

이후 사촌형의 떡집에서 떡 만드는 노하우를 배워 2002년 고현종합시장에서 '소문난 떡집'을 열었다. 노모와 누나 등 가족들이 의기투합해 떡 만들기에 열정을 쏟았다. 몇년이 지나지 않아 '소문난 떡집'이라는 상호 그대로 고현시장에서 떡 맛있는 집으로 소문이 났고, 한때는 직원이 13명에 이르기도 했다.

떡이 잘 굳지 않고 맛이 좋다는 소문이 퍼지자 주위에서는 떡에 이상한 약품을 첨가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개의치 않고 자신만의 노하우와 부지런함으로 정직한 떡을 진정성 있게 꾸준히 만들었고, 이젠 제법 소문난 떡집으로 통한다. 그는 좋은 쌀과 적정한 소금과 물주는 양, 정성이 떡 맛을 좌우한다고 귀띔한다. 고객들이 먹는 음식이니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 떡 만들기라는 생각을 실천한다는 것.

떡을 만들어 여러 사람에게 나눠주고 보시하는 직업이니 '직업 중에 최고의 직업'이라는 직업관도 뚜렷하다. 육군대위 출신이 떡집을 한다니 처음에는 가족들의 반대도 있었지만 이젠 잘나가는 떡집 사장이다.

떡 만들기가 그의 주업이라면 부업은 봉사활동이다. 떡을 사주는 고객들에게 받은 사랑만큼 이웃을 위해 사랑을 나눠야 한다는 지론이다. 사단법인 함께하는 우리마음 경로무료급식소에 8년째 떡을 후원하고 있다. 그것도 매주 일·화요일 두 차례씩 떡을 후원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한다. 복지시설에 생필품 등을 전달하고 불우이웃돕기에도 앞장선다. 관광지 벽화그리기, 집수리 봉사, 각종 캠페인에도 마다 않고 나선다.

청소년수련관 방과후 학생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준다. 떡은 물론 장학금 전달과 견학도 후원한다. 로타리클럽 회원들과 함께하는 교복나누기도 그가 하는 중요한 일이다. 중학교 입학생들에게 지원되는 교복 나누기는 벌써 4년째 하고 있고, 올해는 1000만원 이상의 교복을 지원한다는 것이 목표다. 혼자서 하기 벅찬 일이기에 주위 사람들을 독려해 지원규모를 키워간다.

새해가 되면 경로당 등에 떡국떡을 나눈다. 지난 9일에는 위기가정 아동들의 간식으로 치킨을 전달하는 등 드러내지 않은 크고 작은 후원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떡집 개업과 함께 계속하고 있는 새벽녘 환경미화원에 대한 떡과 커피대접은 일상이나 다름없다. 마수도 못한 떡을 공짜로 나눠준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나누며 살아야 한다는 철학은 변함이 없다. 그러기에 이젠 주업과 부업이 무엇인지 헷갈릴 정도다.  

"제발 다른 일 어지간히 하고 떡집일에 신경쓰라"는 노모의 충고도 귓등으로 듣고 "할 수 있고 이웃을 위해 필요한 일이기에 한다"며 양해를 구한다. 그를 잘 아는 고현동 한 인사는 "이웃과 지역을 위한 일이라면 몸을 사리지 않고 나서서 힘닿는 대로 도와주는 '고현동의 보배' 같은 존재"라고 추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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