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풍 칼럼위원
전기풍 칼럼위원

정부는 저출생 극복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아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각 부처에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쏟아부은 예산이 무려 133조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계 출산율은 2013년 1.19명에서 지난해 0.98명으로 낮아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이렇듯 저출생이 심화된 상황에서 고령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인구소멸지역에 직면한 지방자치단체가 늘어나고 있다. 거제의 경우 2018년도 합계 출산율은 1.52명이었다. 그러나 최근 인구동향을 살펴보면 출생아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선산업 위기로 인한 인구감소 폭이 빠르게 증가한 탓이다.

인구의 자연증가율을 나타내는 거제시 출생아수는 2015년 3533명에서 2018년 2068명으로 41.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감소 부작용은 지역사회 전반적으로 큰 파장으로 일어날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산부인과 병의원과 산후조리원이 위기에 봉착하게 되고, 영·유아보육법에 의한 가정 및 민간어린이집과 유아교육법에 의해 운영되는 사립유치원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 결혼예식을 비롯한 부수적인 연관산업이 위축됐고, 영유아 보육과 관련된 업종들이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다. 향후 초·중·고등학교를 비롯해 각종 학원가에도 구조조정의 회오리바람이 불어닥칠 것이다.     

그렇다면 저출생 극복방안은 없는 것일까? 거제시는 정부의 저출산고령화 정책에 부응하며 모자건강관리 지원사업과 출산장려금 지급, 육아종합지원센터 운영 등 적극적인 저출생 극복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럼에도 거꾸로 출생아 수가 줄어들고 있는 현상을 면밀히 분석해봐야 한다. 그리고 거제시 인구감소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경상남도는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저출생고령사회정책관실을 신설했다. 그만큼 저출생고령사회 문제가 심각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경상남도 정책으로 찾아가는 산부인과 운영과 권역별 공공산후조리원 설치, 임신·출산·육아 단계별 '맘 편한 원스톱 보육센터'를 설치해 저출생 극복대책에 강력한 추진동력을 발휘하고 있다.

또한 미래사회변화 모습을 예측하고 인구정책 방향을 설계하기 위한 미래 인구맵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것은 합계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것이다. 이미 출생아수보다 사망자수가 많아 인구의 자연감소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충남의 저출생 극복대책도 눈여겨봐야 한다. 신혼부부가 아이를 한 명 낳으면 월세를 반값으로 낮춰주고, 두 명 낳으면 아예 무상으로 살 수 있는 '더 행복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책을 세웠다. 충남형 행복주택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정부가 추진한 행복주택보다 집은 크고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 때문이다. 

결국 합계출산율을 높일 수 있는 대책의 핵심은 정부에서 맘 편히 아이를 양육하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프랑스는 저출생 문제해결을 위해 매년 60조씩 20년 동안 지속적으로 예산을 투입했다고 하니 합계출산율과 인구감소 대책의 함수관계는 오묘하다. 

이미 합계출산율 급감이라는 인구구조 변화의 빨간 경고등이 켜졌다.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인구감소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거제시 존망을 두고 추진해야 될 시급한 과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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