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24시간이고 한 시간은 60분이다. 그리고 1분은 60초이므로, 하루에 초침이 8만6400번을 똑딱 거린다. 그렇다면 '1초'란 '하루의 1/8만6400'로 정의할 수 있다. 참으로 짧은 시간이다. 1초 동안에 뭘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초가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다.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1초 동안 약 486억Kw의 에너지를 받고, 벌이 살기 위해 날갯짓을 무려 200번이나 퍼덕인다. 1초면 투수가 던진 공이 배트에 맞고 다시 투수가 선 위치까지 날아가는 시간이요, 느린 두꺼비라 할지라도 혀로 지렁이를 낚아챌 수 있고, 지구에는 1초 동안 2.4명의 새로운 생명이 탄생한다.

흔히 짧은 시간을 말할 때 '삽시간(時間)'이라 한다. '삽()'은 가랑비를 뜻하니 빗방울이 떨어지는 짧은 시간을 의미하고, '별안간(瞥眼間)'은, 언뜻 스쳐 지난다는 뜻의 '별(瞥)'에 '눈(眼)'이니, '별안간'은 눈 한 번 돌릴 사이의 짧은 시간이라는 뜻이다. '순식간(瞬息間)'이라는 말을 쓴다. 이때 '순(瞬)'은 눈 한 번 깜빡거리는 데 걸리는 시간이고, '식(息)'은 숨을 한 번 내쉬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하는데, 이들은 '찰나(刹那)' 앞에서는 명함도 내밀 수 없는 시간이다. 손가락을 한 번 튕기는 사이에 65찰나가 흐르고, 팽팽한 명주실 한 올을 칼로 끊을 때 64찰나가 지나가는 짧은 시간으로, 찰나는 현대계산법으로 1초 아래 소숫점 18번째 자릿수이다.

아파트 5층 높이. 곧 지상 10m는 인간이 가장 큰 공포를 느끼는 높이라고 한다. 이 아찔한 높이에서 최고 시속 96㎞로 입수하기까지 2초 남짓의 시간이 걸린다. 이 2초의 순간 동안, 중력에 몸을 맡기고 화려한 연기를 펼치는 운동이 다이빙이다. 다이빙은 2초를 겨루는 순간의 예술이다. 이 2초의 승부를 위해 선수는 하루에도 100번 이상 다이빙대에 서서 연습을 해야 한다. 마치 우리의 인생이 다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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