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치남 전 재부향인 회장
옥치남 전 재부향인 회장

'거제시 장목면 저도가 일부시설을 제외하고 일반에 1년 동안 시범개방 된다'고 한다. 향인으로서 서둘러 가 봤으면 한다. 

하늘에서 천사가 치마를 펼치고 푸른 바다에 앉은 듯해 상군(裳郡)이라 불렸던 거제도 북단 장목면 유효리 해안에서 동쪽으로 약 1.0㎞ 떨어진 조그마한 섬 저도는 누워있는 멧돼지를 닮았다 해서 저도(猪島)라 불려지게 됐다.

저도는 1920년대까지 20여 가구가 농사와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해오던 어촌이었으나 1920년 선조대대로 살아오던 섬 주민들은 일본인들의 통신소와 탄약고 설치로 쫓겨났다.

1945년 해방이 된 이후에도 당시 주민들은 돌아가지 못했으며, 6.25 때는 연합군의 탄약고로 이용됐고, 1954년에는 해군에서 인수해 관리했다. 이승만 대통령을 비롯한 역대 대통령들의 여름 휴양시설로 사용됐으며, 1972년에는 청해대로 지정됨과 동시에 해군통제부가 있는 진해시에 편입되는 아픈 역사를 갖고 있는 섬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어족이 풍부해 한밤에 몰래 접근해 고기를 잡다가 붙잡혀 고초를 당했다고도 한다.

1993년 김영삼 문민정부는 저도 주소지를 장목면 유효리로 환원시키면서 민간인에게 개방할 것으로 약속했으나 아직도 민간인 출입은 통제되며, 북측해안은 어업이 제한되고 있다.

드디어 문재인 정부에서 2017년 대통령 공약으로 약속한 '저도의 민간 이양'이  추진돼 2019년 9월16일 대통령 별장인 청해대와 군 관련시설을 제외하고 일반에 1년 동안 시범 개방되게 됐다.

재부 거제향인으로서 크게 환영하면서 저도를 다음과 같은 절차를 밟아 청소년 휴식 및 교육공간으로 활용할 것을 제안한다.

첫째는 1920년 저도에서 강제적으로 쫓겨나면서 생활의 터전을 잃게 된 본인 또는 후손들을 찾아 국가는 적절한 보상을 함이 타당하다. 그들이 원한다면 저도에서 직장을 갖게 함이 좋을 듯하다.

둘째는 60~70년대는 무전여행과 휴가 등으로 전국의 산간계곡에서 아무런 통제도 받지 않은 채 마음껏 즐기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였다. 그러나 지금의 청소년들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공간이 극히 제한되어 있다. 저도는 지리적으로나 지형적으로 청소년들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위치라 판단되기 때문이다.

셋째는 저도주변의 바다에는 어종이 다양하고 어족도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청소년들이 해양에 대한 꿈을 꿀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넷째, 지난 100년간 강제 이주민과 주변의 유효리 주민들에게 정신적·경제적 피해를 주었기에 그들을 비롯한 거제시민들에게 개방할 경우 좋은 반응이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나는 1988년 '부산~거제간 연결도로 민자유치 시설사업 기본계획안'에 대한 심의위원과 2004~2010년의 '거가대로 설계 및 시공'자문위원'으로 참여하면서부터 현재까지도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저도를 청소년 휴양지'로 조성할 것을 주장해 왔다.

이를 위해 ①콘서트장을 신축해 기존의 골프장(9홀)과 함께 청소년들이 독립된 공간에서 마음껏 즐기도록 할 수 있을 것이며 ②백사장에 서핑장과 요트장을 건설해 해수욕은 물론 바다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③기존의 팔각정과 산책로·전망대 등에 적절한 공간으로 정원을 조성해 낮에는 산책으로 밤에는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미래를 꿈꾸게 함이 좋을 듯하다.

④작은 도서관·작은 해양박물관과 수족관, 저도를 비롯한 거제도 북부지역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역사박물관도 고려해봄직하고 ⑤교통편은 장목면 유효리와 가덕도 등에서 바다를 통해 진입하고, 거가대로에는 당초 설계에 포함됐던 진입도로를 개설해 거가대로에서 직접 진입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이다.

⑥가능하다면 저도에 필요한 요원은 저도에서 강제로 쫓겨난 주민 후손 및 거제도가 고향인 자들로 제한하면 거제도 젊은이들과 어르신들의 일자리와 경제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하루빨리 저도가 청소년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꿈을 꿀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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