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30주년 특집 인터뷰]김용운 정의당 거제시위원장(거제시의회 의원)
"가장 돈 잘 버는 도시가 아니라
가장 따뜻한 공동체 의식이 살아 숨쉬는
그런 도시 거제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김용운 정의당 거제시위원장(거제시의회 의원)

Q. 거제신문 구독자 및 거제시민에게 인사 부탁드린다
= 거제신문 독자와 시민 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 정의당 거제시위원회 위원장, 거제시의원 김용운입니다. 조선업 수주불황과 경기침체, 연이은 구조조정 여파로 4년째 거제 경제가 바닥을 헤매고 있습니다. 안녕하시냐는 인사조차 여쭙기가 민망한 시절입니다. 나아지리라는 그 어떤 확실한 징조도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는 열심히 일했을 뿐이지만 현실은 여전히 가혹합니다. 그렇더라도 우리의 희망과 꿈을 잃지 맙시다. 우리 시민의 고단한 삶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있는 힘을 다하겠습니다.

Q. 과거를 되돌아보면서 앞으로 계획은
= 시민운동 활동가로 30~40대를 보냈습니다. 비제도권이 가진 한계는 컸습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더없이 정의롭고 합리적인 비판이라도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만이었습니다. 제도권·합법적인 구조하에서 보장된 정치권력이 필요하다 생각했습니다. 권력이란 쓰기에 따라서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합니다. 사익을 위한 것이면 갑질이고 비리일 테지만 공익을 위한 것이라면 얼마든지 정당하게 행사해야 합니다. 시민이 시의원인 저에게 위임해주신 소중한 권력을 시민을 위해 쓰고 싶습니다. 잘못된 행정의 관행을 바로잡겠습니다.

저는 정의당 지역위원장으로서 거제 정치의 삼분지계를 꿈꿉니다. 보수, 중도와 구별되는 진보정치의 영역을 개척하려 합니다. 그것이 거제사회 전체를 위해서도 좋은 일입니다. 저희의 제1의 목표는 사회적 약자의 친구가 되고 그들의 정치적 호민관이 되는 것입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치가 결국 우리 공동체 대다수를 위한 정치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Q. 생각하는 지역 최대 현안과 대처 및 해결 방법은
=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을 저지하는 일입니다.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이 주도하고 있는 이 인수합병 계획은 거제 경제를 위해서도 한국 조선산업의 미래를 위해서도 결코 이롭지 않은 악수 중의 악수입니다.

절차가 올바르지 못합니다. 국민은 물론 다른 어떤 기업의 참여 기회도 봉쇄한 채 밀실에서 현대중공업에 갖다 안겼습니다. 25만 거제시민의 생존권이 걸린 대우조선 매각 문제를 이렇게 처리해서는 안됩니다. 산업은행이 가진 대우조선 56% 지분이 이동걸 회장 혼자의 것이 아닙니다. 특혜 매각입입니다. 7조원 이상의 세금을 쏟아부은 대우조선을 4000억원의 푼돈(?)에 현대에 넘기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듣도보도 못한 중간 지주회사를 만들어 수익은 정몽준 일가로 몰아가고 대우조선을 비롯한 현대중공업은 블록 생산공장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대우조선의 독립경영·고용을 보장한다구요? 믿을 수 없습니다. 대우조선의 민영화를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과 같은 문제투성이 매각을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합니다. 그것이 대우조선과 지역경제, 대한민국 조선업을 살리는 길입니다.

Q. 거제시가 지향해야 할 미래 방향성은
= 지속가능성을 최우선에 두어야 합니다. 단지 이론만이 아니라 도시계획 전 분야에서 우리 후세와 자연을 염두에 두고 실질적인 실천의지가 뒤따라야 합니다. 바다를 매립해 산업단지를 만들어도, 도로를 하나 내어도, 대규모 공동주택을 허가해 주어도 그것이 과연 거제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합치하는지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눈앞의 이익에 휘둘리거나 법적인 절차만을 따져 사업자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는 것은 행정의 지나친 소극적 태도입니다. 적어도 2015년 UN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합의한 빈곤, 생태계, 기후변화, 성평등, 에너지, 교육 등의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지방정부인 거제시에서부터 계획하고 실천해나가야 합니다.

Q. 30년 후 거제를 살아갈 이들에게 어떤 거제를 물려주고 싶나
= 이웃의 삶이 곧 나의 삶이라는 공동체의식이 꽃피는 거제를 물려주고 싶습니다. 살다보면 실패와 성공이 교차합니다. 승자와 패자가 공존합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노인과 청소년이, 여성과 남성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곧 하나라는 생각을 모두가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이웃의 아픔에 공감하고 타인의 잘됨을 함께 기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따뜻하고 살만한 사회가 될 겁니다. 우리 거제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돈 잘 버는 도시가 아니라 가장 따뜻한 공동체 의식이 살아 숨쉬는 그런 도시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Q. 창간 30주년을 맞는 거제신문, 미래 100년을 위한 지역 언론의 역할과 소명은
= 언론은 본질적으로 비판적입니다. 특히 사유화되고 부패하기 쉬운 권력에 대한 비판은 본연의 사명입니다. 이를 잃어버리면 소금이 짠맛을 잃는 것과 같습니다. 그것이 공익을 위한 길이니까요. 한편으로 따뜻한 이야기를 전해야 합니다. 선한 사람들의 행위가 바이러스처럼 우리 사회 곳곳에 스며들 수 있게 말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최고 경영자부터 수습기자에 이르기까지 언론의 사명과 기능에 대한 분명한 합의가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사안별로 논조와 일관성이 흔들릴 위험성이 있습니다.

심층보도를 통해 드러난 사안의 뒤에 숨겨진 본질을 분석하고 바람직한 미래 비전을 제시해줘야 합니다. 지역신문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 생활고에 시달리지 않고 오직 저널리스트의 사명을 가지고 취재하고 기사를 쓸 수 있도록 실력 있고 정의로운 기자를 양성하고 유지시키는 일도 더 없이 중요합니다. 어떤 이름으로 남느냐가 아니라 어떤 신문으로 남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Q. 시민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지만 가능한 것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정치의 영역이라고 합니다. 가능하지만 아직은 현실에 이르지 못한 일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 시민이라는 바다 속에서 헤엄치며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시민들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그런 정치인이 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보다 먼저 울고, 나중에 웃을 수 있는 정신을 잃지 않겠습니다. 기운 잃지 마시고 힘내세요. 곁에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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