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관광의 거제 섬&섬길5] 5코스 '충무공 이순신 만나러 가는 길'

옥포동민뿐 아니라 이 길을 아는 거제시민이라면 가장 사랑할 수밖에 없는 해안산책로, '충무공 이순신 만나러 가는 길'.

거제섬&섬길 5코스인 '충무공 이순신 만나러 가는 길'은 조선산업 도시 거제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옥포항에서부터 김영삼 대통령 생가까지이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왜군을 격파하고 지켜낸 옥포 바다를 보며 걷는 길이다. 이순신 장군의 영광이 깃든 그 바다는 현재 세계적 조선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이 지키고 있다. '충무공 이순신 만나러 가는 길' 경로 어디서 어느 곳에 멈춰서든 대우조선해양의 거대한 광경을 바라볼 수 있다.

길은 총 3구간으로 나뉜다. 1구간은 옥포항에서 팔랑포마을까지 1.9㎞, 2구간은 팔랑포마을에서 덕포해수욕장까지 3.4㎞, 3구간은 덕포해수욕장에서 김영삼 대통령 생가까지 2.9㎞로 모두 8.2km다. 시원한 바람과 파도 소리에 걸음이 멈춰지고, 풍경을 바라보다 시간을 보낸다 하더라도 편도 4시간이면 충분히 걸을 수 있다. 특히 전체 경로에서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좋을 만큼 원만한 거리인 점도 이 길의 장점이다. 중간중간 옥포해전 승리의 감동과 미처 우리에게 소개되지 않았던 숨은 영웅들의 이야기가 소개돼 있어 역사 공부는 덤이다.

5코스의 시작은 옥포항이지만 원활한 주차나 또 다른 정취를 보고 싶다면 최근 옥포의 명소인 옥포수변공원에 주차하는 것을 추천한다. 1·2구간에서 산길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옥포중앙공원에서 출발하는 것도 괜찮다. 단 해안데크길은 나오지 않는다.

옥포항구 끝에 길의 시작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다. '충무공 이순신 만나러 가는 길' 표지판에는 '조선수군의 완벽한 첫 승리 1명 부상, 왜군의 첫 번째 패전 4080명 전사, 전선 26척 격침'이란 문구가 눈에 띈다.

옥포해전은 1592년 음력 5월7일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수군이 일본 함대를 물리친 첫 승전지이다. 경상우수사 원균은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전라좌수사 이순신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5월4일 이순신 장군은 판옥선 24척·협선 15척·포작선 46척을 거느리고 전라좌수영을 출발했다. 경상도 당포에서 원균과 합류한 후 거제도 송미포에서 6일 밤을 보냈다. 7일 새벽 일본군이 옥포 포구 인근에 왔다는 첩보를 받고 옥포만으로 진격했다.

조선 함대는 적선 26척을 격침해 왜군의 기세를 한순간에 무찔렀다. 이순신 장군이 지휘하는 아군의 피해는 '부상 1명'이 전부였다. 이것이 우리 해군 역사에 길이 빛나는 '옥포해전'이다. 1구간의 3분의 1은 바다와 갯바위 위에 놓은 나무데크 길이다. 오른쪽은 대우조선해양과 함께 옥포만 바다를 왼쪽은 산기슭을 끼고 있다.

얼마 안 가 첫 번째 정자가 나타난다. 대우조선해양을 배경으로 작은 어선이 물살을 가르며 지나가는 풍경은 옥포만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나무데크로 이어지는 해안길이 끝나면 철재 계단이 나온다. 이 계단이 '충무공 이순신 만나러 가는 길' 구간에서 가장 가파른 구간이다. 올라갈 때도 가파르지만 내려올 때는 혹여 미끄러질까 난간을 꼭 잡게 될 만큼 가파르다.

계단을 조심스럽게 오르면 그때부터는 울창한 숲이 우리를 맞이한다. 숲속 그늘이 자연스럽게 형성되다가도 길이 바다와 가까워지면 나무들 사이로 옥포만의 바다가 보인다. '충무공 이순신 만나러 가는 길'을 걷다 보면 중간 중간 안내판이 등장한다. 옥포해전에 참가한 장군들의 영웅담이 적혀있는 안내판이다.

'옥포만호 이운룡. 옥포만호로 3년째 근무하던 1592년 4월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자신의 근무지인 옥포해전에 참가했다. 이 싸움에서 그는 선봉장으로 임전해 다른 경상우수군과 함께 적선 5척을 분멸시키는데 기여했다. 그 뒤 한산대첩 등 여러 해전에 참가, 진두에서 용감히 싸워 적군의 내양 진출을 막아 우리 수군이 남해의 제해권을 장악하는 데에 공을 크게 세웠다.'

지세포만호 한백록, 사도첨사 김완 등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과 함께한 장수들의 이야기가 차례차례 등장한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다한 그들의 이야기가 걸음마다, 미처 후세들이 알지 못한 옥포대첩의 대단함을 마주하게 만든다.

숲길이 끝나면 조용하지만 풍경만큼은 뒤지지 않는 팔랑포 마을이 나온다. 작은 몽돌해변에서 파도의 부딪침에 흔들리는 몽돌 소리가 절로 귀 기울이게 한다. 정자에 사람이 많아 자리 잡지 못했다면 해변가에 잠시 앉아 쉬어가도 좋다.

팔랑포 마을 끝자락을 가면 그때부터 2구간이 시작된다. 2구간은 해변을 끼고 있는 각종 야채가 심어진 밭과 종을 알 수 없는 풀밭이 펼쳐져 있다. 그리고 숲길을 건너 올라가면 2차선 도로가 나온다. 아스팔트 길 건너 숲으로 이어지는 길을 택하는 대신 차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것도 거제의 모습을 담을 수 있는 방법이다.

옥포대첩 기념공원이 있는 곳이다. 옥포대첩기념공원은 옥포해전의 승리와 이순신 장군의 위대한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들었다. 기념관·이순신 장군 사당·기념탑·옥포루 등이 있다. 기념관에는 이순신 장군 영정을 비롯해 판옥선과 옥포전해도가 전시돼 있다.

옥포대첩기념공원에서 나와 왔던 길을 되돌아가서 산길로 접어든다. 덕포해수욕장까지 다시 우거진 숲길이 이어진다. 빽빽한 편백나무 숲을 지나기도 하고, 소나무 숲을 만나기도 한다. 산길이지만 아이들이 걸어도 좋을 만큼 편안한 길이다. 마치 중국 무술영화의 촬영장소인 듯 길고 높은 나무들의 장관에 넋을 놓고 바라본다.

최근 소나무 재선충 확산으로 빽빽했던 나무가 많이 솎아내졌지만 그럼에도 그 장관은 사라지지 않고 한참이나 바라보게 된다. 숲이 끝나면 작은 다리가 놓여있고, 다리를 건너면 덕포해수욕장이다.

덕포해수욕장은 옥포2동에 위치해 도시민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을뿐더러, 가장 많은 국적의 외국인이 사는 옥포2동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사시사철 외국인이 일광욕이든, 한국 바다의 풍광을 즐기든 외국의 해수욕장 같은 느낌까지 준다. 그리고 그 위로는 덕포해수욕장을 가르는 씨라인까지.

3구간은 차량이 다니는 도로를 따라 걸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덕포해수욕장에서 트레킹을 마무리하는 이유다. 하지만 거가대교로 가는 새 길이 나면서 차량 통행이 잦지 않은 점은 위로가 된다. 하지만 3구간이라고 지정해놓기에는, 1·2구간의 자연풍광의 만끽을 깎아내려 아쉽기 그지없다.

길은 김영삼 대통령 생가와 기록전시관에서 끝을 맺는다. 생가 옆에 건립된 김영삼 대통령기록전시관은 비록 작지만, 제법 잘 꾸며놓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 업적이나 관련 사건들을 미니어처로 표현해 놓아 한눈에 들어온다. 전시관 앞으로 옥포바다가 푸르다.

 


 옥포수변공원

'충무공 이순신 만나러 가는 길'과 마주한 옥포1동 주민센터 앞에 위치한 옥포수변공원. 옥포여객터미널이 거가대교 연결 이후 문을 닫고 관리가 안 돼 악취가 나 인근 주민들에게 지속적으로 민원이 제기됐던 곳이 지난 2016년 시민친화적인 공원으로 재탄생, 봄부터 가을까지 시민들이 낮밤을 가리지 않고 찾는 장소가 됐다. 만조일 때 바닷물이 계단으로 올라와 성인 여자 무릎까지 물장구를 칠 수 있는 것도 여름 관광지로서 묘미. 주말에는 버스킹 공연이 곳곳에서 열리기도 하고, 옥포1동 주민들을 중심으로 프리마켓·노래자랑·전시 등 한 달에 한 번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는 곳이기도 하다. 청년 감성이 부족한 거제시 문화공간에 남녀노소 불문하고 옥포 바다뿐 아니라 조선산업 도시인 거제 야경의 상징 대우조선해양의 불빛들을 바라보며 산책길을 거닐 수도 있다. 최근에는 산책길 이용을 막은 대우조선해양의 펜스까지 해체되면서 더 넓은 공간을 즐길 수 있다.


덕포해수욕장 & 씨라인

옥포2동 하덕마을에 위치한 덕포해수욕장은 모래가 곱고 물이 깨끗하다. 최근 덕포해수욕장 주변으로 숙박뿐 아니라 카페나 펍(Pub), 식당까지 생겨나 의식주가 다 해결돼 방문객 숫자가 점점 늘고 있다. 특히 거제지역 해수욕장 가운데 물높이도 얕은 편이고, 해안 경사가 완만해 가족 단위로 많이 찾고, 거제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해수욕장이기도 하다. 인근에는 경상남도 지정 문화재인 이팝나무가 큰 그늘을 자랑하고 있고 일부 남은 소나무 수풀림도 우거져 있어 해수욕장의 운치를 더해준다. 그리고 그 해수욕장의 운치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씨라인(Sea-line)은 한번은 체험해봐야 할 시설이다. 덕포해수욕장 해변 끝에서 반대편 해변 끝인 800m를 날아갔다가 다시 출발지점으로 날아오는 국내 최초 왕복체험시설, 씨라인은 10m 높이에서 덕포해수욕장 위를 날아오른다. 사계절 동안 덕포해수욕장의 계절별 아름다움을 하늘에서 즐길 수 있는 색다른 바다체험으로 왕복 1만8000원.


옥포대첩 기념공원

옥포대첩기념공원은 전라좌수사였던 이순신 장군이 경상우수사 원균과 함께 옥포만에서 왜선 50여 척 가운데 26척을 격침 시킨 옥포대첩을 기념해 조성했다. 옥포해전은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첫 승첩으로 이후의 전황을 유리하게 전개시키는 계기가 됐다. 1957년 6월 12일에 기념탑을 세웠으며, 1963년에는 옥포정을 완공했다. 1973년에 대우중공업 옥포조선소가 들어서며 기념탑과 옥포정을 아주동 탑곡마을로 이건했다. 그러나 주변이 협소해 1991년 12월부터 현 위치에 재건하기 시작했다. 높이 30m의 기념탑과 참배단·옥포루·팔각정·전시관 등을 건립해 1996년 6월에 개원했다. 공원에서는 매년 이순신 장군의 제례행사가 열리며, 6월 16일을 전후하여 약 3일간 옥포대첩기념제전이 열린다. 개원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동절기는 5시)까지이며 어른은 1000원, 어린이는 400원의 입장료를 받는다. 인근에 옥포랜드와 덕포해수욕장·대금산 등의 관광지와 장목진객사·구영등성·구율포성·이수도패총 등의 유적지가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 기록전시관

'충무공 이순신 만나러 가는 길' 종착점인 김영삼 전 대통령 기록전시관은 2010년 6월18일 50억원을 들여 장목면 외포리 김 전 대통령 생가 옆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뿌리내리게 한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삶과 민주주의 사상을 널리 알리고 계승하기 위해 개관했다. 1347㎡의 부지에 연면적 740.66㎡, 건축면적 475.72㎡의 지상 2층 건물로 신축됐다. 1층에는 김 전 대통령의 학창시절부터 민주화 운동 활동 등 기록이 담긴 전시물과 모형들이 전시돼 있으며 6·10 민주항쟁, 부마항쟁, 김 전 대통령의 단식 모습도 볼 수 있다. 자료열람실에는 김 전 대통령 관련 기록이 담긴 서적 열람이 가능하다. 2층에는 김 전 대통령의 대통령 재임 시절 전시물과 모형 등이 전시돼 있다. 문민정부의 탄생, 대통령 집무실 모습,세계 정상들과 기념 촬영 모형, 금융실명제 모형, 조선총독부 건물 철거, 변화와 개혁 등 김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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