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아이들을 데리고 장승포 수변공원을 찾았던 박영길(38·장승포동)씨. 시원한 바닷바람에 한참을 놀던 아이들을 데리고 볼일도 보고 손도 씻을 겸 인근 공중화장실을 찾았다.

바닥과 세면대 주위엔 널부러진 각종 쓰레기와 물 등으로 어디에 발을 디뎌야 할지, 어떻게 손을 씻어야 할지를 모를 지경이었다.

쓰레기통은 넘쳐나 이미 제기능을 상실한지 오래고 벽과 문은 오물과 낙서들이 여기저기 묻어 있었다. 아이들은 아예 들어가려고 하질 않았다. 아무리 경치가 좋다한들 이런 화장실을 보면 어느 관광객이 다시 여기를 찾을까하는 마음에 안타깝기 짝이 없었다.

지난 주말 어린 딸과 함께 장목면 복항마을 매미성을 찾았던 최아라(32·장평동)씨. 멋진 매미성을 구경하고, 화장실이 급한 아이를 데리고 공중화장실을 찾았다.

볼일을 본 아이가 나오는데 엉덩이·허벅지 부분이 흠뻑 젖어있었다. 급한 나머지 변기 앉는 부분을 확인하지 못한 실수였다. 어이가 없어 한숨을 내쉬며 뒤돌아본 화장실은 바닥·세면대·변기 할 것 없이 물인지 오물인지 흥건했고 불결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경치는 만점인데 화장실관리는 빵점이었다.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제8조에는 공중화장실이 설치된 장소 또는 시설을 소유·관리하는 자는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공중화장실을 관리하는 사람을 지정하여 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12조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공중화장실등에 대해 유지·관리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연1회의 정기점검을 하고 필요시 수시점검을 해야 한다. 또한 14조에는 공중화장실 등에 낙서·기물 훼손·영리 목적의 광고물을 표시하거나 설치·오물 방치·위생적인 화장실 이용 방해 등의 행위를 한 자는 5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거제시는 이달28일까지 공중화장실 시설물 정상작동여부와 관리상태를 집중 점검한다고 했다. 이는 학동흑진주 해수욕장을 비롯한 16개 해수욕장이 개장하는 것과 관련된 조치다. 그러나 공중화장실은 해수욕장과 공원 내에 있는 규모가 크고 화려한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등산로 초입이나 각종 행사장 이동식 화장실 등 소규모 공중화장실이 훨씬 많다.

공중화장실을 내 집 화장실처럼 깨끗하고 소중하게 사용하는 시민의식이 절실하다.

또한 관계당국은 민원을 제기해야만 움직일게 아니라 소규모 화장실에까지 손길이 미칠 수 있도록 관리자 지정 등을 통해 수시로 관리·점검해야 한다. 화장실 청결여부는 관광지 수준을 알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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