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오후 2시17분께 흉기 살해 후 20층 옥상으로 달아나
“약속 못지켜 죄송합니다” 후 투신…경찰, 범행 동기 등 조사 중

거제경찰서가 지난 8일과 9일 16시간여 동안 흉기살해범의 옥상 대치 후 투신사건에 대해 9일 오전 10시30분 언론브리핑을 하고 있다.
거제경찰서가 지난 8일과 9일 16시간여 동안 흉기살해범의 옥상 대치 후 투신사건에 대해 9일 오전 10시30분 언론브리핑을 하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하고 옥포1동 한 주상복합아파트 옥상으로 달아나 경찰과 대치하던 박모(45)씨가 9일 오전 6시께 투신해 숨졌다.

박씨는 전날 오후 2시17분께 전처가 근무하던 주상복합아파트 상가 1층 복도에서 상가 입주 건설업체 대표 A(57)씨를 흉기로 찌른 후 20층 옥상으로 달아나 경찰과 대치중이었다.

A씨는 회사 직원이 밖에서 나는 비명 소리를 듣고 나와 범행현장을 목격하고 119로 신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았지만 오후 3시20분경 끝내 숨졌다.

경찰은 박씨는 자수를 설득하는 경찰과 대화를 하며 밤새 전혀 잠을 자지 않은 상태로 16여시간 동안 대치하다가 투신했으며, 투신 직후 바로 숨졌다고 밝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추락·투신 등의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공기 안전매트 3개를 아파트 1층 곳곳에 설치했지만 박씨의 사망을 막지는 못했다. 박씨가 아파트 5층 창문과 출입구 지붕 등 두 차례에 걸쳐 충격 후 안전매트 위로 떨어졌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지난 8일 오후 A씨를 흉기 살해하고 20층 주상복합아파트 옥상으로 달아나 16시간 여 동안 경찰과 대치했던 박모씨가 9일 오전 6시께 투신해 숨졌다. 사진은 박씨가 흉기를 들고 옥상에서 대치하고 있는 모습.
지난 8일 오후 A씨를 흉기 살해하고 20층 주상복합아파트 옥상으로 달아나 16시간 여 동안 경찰과 대치했던 박모씨가 9일 오전 6시께 투신해 숨졌다. 사진은 박씨가 흉기를 들고 옥상에서 대치하고 있는 모습.

형사기동대와 경찰특공대를 동원해 박씨 검거를 시도했던 경찰은 옥상까지 접근했지만 박씨가 흉기를 든 상태로 뛰어내리겠다며 저항해 대치가 밤새 이어져 왔다.

이후 경찰은 박 씨의 심리 상태 등을 고려해 협상 전문가인 프로파일러를 현장에 투입해 설득해 왔으며, 박씨가 요구한 커피·담배·점퍼 등을 전달하고 대화를 유도하며 자수를 설득했다.

그러나 박 씨는 흉기를 들고 아파트 옥상 난간에 올라 저항하며 경찰에 “뛰어 내리겠다”는 말과 함께 “전처와 통화하게 해 달라”는 말만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극단적 선택을 하기 직전 박씨는 경찰에 "약속을 못 지켜서 죄송합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전날부터 대화하던 프로파일러에게 건넨 말로 경찰은 추정했다.

경찰은 지난해 5월 이혼한 전처의 행적을 의심해 온 박 씨가 이날 전처가 일하는 사무실까지 찾아가 흉기를 휘두를 것으로 파악했다.

한편 거제경찰서는 9일 오전 10시30분 언론브리핑을 통해 이번 사건의 전말을 밝히고 정확한 투신 경위와 범행 동기 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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