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매수협의조차 못하고 4년째 '제자리 걸음'
소유주 "계획 신뢰 없고 난개발 우려"표명

지난 2015년부터 계획한 사등면 멍에섬과 노루섬을 활용한 가조도 친수공원 조성사업이 4년째 진척 없이 표류 중이다. 거제시는 두 섬의 해안선을 따라 레일바이크와 탐방로를 조성할 계획이었으나 토지 매수협의와 투자·자금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은 가조도 친수공원 조성계획 조감도.
지난 2015년부터 계획한 사등면 멍에섬과 노루섬을 활용한 가조도 친수공원 조성사업이 4년째 진척 없이 표류 중이다. 거제시는 두 섬의 해안선을 따라 레일바이크와 탐방로를 조성할 계획이었으나 토지 매수협의와 투자·자금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은 가조도 친수공원 조성계획 조감도.

거제시가 지난 2015년부터 계획한 사등면 가조도 부속도서인 멍에섬과 노루섬을 관광지로 개발하는 사업이 4년째 진척 없이 표류하고 있다. 시는 이 두 섬 해안선을 따라 길이 1650m 레일바이크를 설치하고 탐방로 등을 조성키로 했으나 토지 소유주와 토지 매수협의가 이뤄지지 않는데다 투자나 자금조달 계획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이하 공사)가 지난해부터 이 사업을 떠안고, '계룡산 모노레일'에 이어 이 사업이 성사되면 만년 적자에 허덕이는 공사의 경영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시와 공사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내세우는 반면 소유주는 난개발에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며 토지 매수협의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이 토지의 소유주 박모(53·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의 장남)씨는 거제시측이 소유주가 철강왕 박태준의 아들이라는 점을 들면서 은근히 압박하는 태도를 보여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멍에섬·노루섬 전체 면적 1만5544㎡ 가운데 39.9%(6122㎡)를 박씨가 소유하고 있다. 멍에섬의 경우는 전체면적(9515㎡)의 57.3%(5448㎡)를 지니고 있어 그의 협조없인 사업이 진행될 수 없는 사업이다.

공사측은 지난해부터 박씨를 접촉해 지난 1월 3억7000만원의 가격을 제시했으나 "팔 생각이 없다"는 대답만 들었다. 현재 공사는 거제시를 통해 멍에섬·노루섬을 '이용가능 무인도서'에서 '개발가능 무인도서'로 용도변경 중이다. 자연 그대로 이용하는 레저활동만 허용된 섬을, 개발사업까지 가능한 섬으로 바꾸기 위해서다.

이 같은 용도변경을 위해선 토지 소유주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박씨의 비협조로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박씨 측이 거제시의 개발계획 자체를 신뢰하지 않을뿐 아니라 민간 투자자를 대거 끌어들일 경우 난개발과 주민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어, 사업자체가 좌초위기에 처한 실정이다.

이와 관련 원종태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케이블카·모노레일 같은 시설을 설치하고 좀 지나면 사람이 끊기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면서 "레저시설로 주변 서비스업까지 낙수효과를 누릴 것이라는 것도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거제시와 공사는 지난해 2015년부터 계획한 사등면 가조도에서 멍에섬까지 출렁다리 연결과, 멍에섬에서 노루섬까지 스카이바이크 설치사업 등을 2023년까지 완공한다는 세부 개발계획은 재차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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