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창수 지세포제일교회 목사
천창수 지세포제일교회 목사

예전에 상수도 시설이 없을 때는 우물물을 길어 먹기도 하고, 물동이 이고 가서 샘물을 떠다가 먹기도 했다. 우물물을 길어 올리는 도구 중에 하나가 물 펌프다.

그런데 이 펌프를 몇 시간 사용하지 않다가 쓰려고 하면 아무리 펌프질을 해도 물이 올라오지 않는다. 펌프 안에 들어간 공기 때문에 깊은 우물 속의 물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것이다. 이때 펌프의 입구에 물을 한 바가지 붓고 펌프질을 하면 그 물이 내려가면서 중간에 있는 공기를 빨아올리고 물도 함께 올리게 된다.

이렇게 우물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부어주는 한바가지 물을 마중물이라 한다. 집에 손님이 올 때 주인이 마중을 나가 맞이하듯이 깊은 우물물이 올라오도록 마중하는 물이라고 해서 마중물이라고 부른다. 마중물이 없으면 아무리 열심히 펌프질을 해도 물은 올라오지 않는다.

감사는 행복의 마중물이다. 우리의 삶속에 행복이라고 하는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감사가 필수라는 것이다. 우리는 열심히 펌프질을 하고 노력하는데도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할 때가 있다. 그때 필요한 것이 감사의 제목들을 찾는 것이다. 감사의 제목들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러면 이 감사가 마중물이 되어 내 삶속에 행복을 끌어올리게 된다. 우리 인생에 행복이 찾아오게 된다.

성경은 범사에 감사하는 것이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씀한다. 범사에 감사하라는 것은 모든 일에 감사하라는 것이다. 응답하신 기도도 감사하고 거절하신 것도 감사하라는 것이다. 길가에 장미꽃도 감사하고 장미꽃 가시도 감사하라는 것이다. 성공할 때도 감사하지만 실패할 때도 감사하라는 것이다. 좋은 일이 있을 때나 힘든 일이 있을 때나 항상 감사하는 것이 범사에 감사하는 것이다.

이것은 하나님의 섭리를 믿을 때에 가능하다. 모든 상황을 다스리시는 분이 하나님이시고, 마침내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이 되게 해 주실 것을 믿을 때에 우리는 범사에 감사할 수 있다.

2차 대전 당시 나치 수용소에 수감되어 있었던 코리 텐 붐 여사는 이런 간증을 했다. 코리 여사가 막사생활을 할 때에 막사에서 몰래 성경공부를 하곤 했다. 그런데 그 막사에만 유독 벼룩이 많았다. 나중에 간수들이 서로 하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어느 막사에는 벼룩이 많아서 들어갈 수가 없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 벼룩 때문에 간수들이 들어오지 않아서 마음대로 성경공부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들은 코리 텐 붐 여사는 함께 성경공부를 하는 동료들에게 벼룩 때문에 감사하자고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벼룩은 우리를 지켜주기 위한 하나님의 사자들이었다고 간증했다.

벼룩도 감사였다. 어려움도 감사다. 그 어려움의 배후에 하나님의 손길이 있다. 하나님의 손길이 비록 눈에 보이지 않고 또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할지라도 하나님을 믿고 감사하다 보면 모든 것이 변하여 선이 되게 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될 것이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상상할 수 없는 박해를 받았다. 교부 클레멘스는 이런 글을 남겼다. "매일 눈앞에서 순교를 당했던 분들의 모습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들은 화형을 당하고, 말뚝에 묶여 찔러 꿰는 형에 처하고, 참수형을 당했습니다." 여기서 찔러 꿰는 형은 머리에서부터 항문까지 창을 꿰뚫는 형벌을 말한다. 이런 박해 속에서도 그들은 "말할 수 없는 영광스러운 즐거움으로 기뻐했다.(벧전1:8)

감사하면 행복해진다. 감사하면 삶이 풍성해진다. 감사하면 윤택해진다. 감사하면 기쁨이 있고 평강이 있다. 그러나 불평하면 마음이 점점 메말라진다. 불평하면 마음이 피폐해진다. 불평하면 절대로 행복할 수 없다. 감사는 행복의 마중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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