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가족과 함께 남부면 여차몽돌해수욕장으로 나들이를 나섰던 강미순(마전동·36)씨.

여차몽돌해변에서 도시락을 먹고 거제 해안도로 중 가장 빼어난 곳으로 알려진 여차~홍포마을 해안도로에 들어섰다. 승용차로 울퉁불퉁한 비포장길을 기듯이 달려 여차홍포전망대를 지나 대소병대도 전망대에 도착했다.

나무에 가려 보일락 말락 하는 섬들을 감질나게 구경하고 다시 홍포로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길이 좁아지면서 콘크리트 포장도로와 비포장도로가 번갈아 나왔고, 도로도 여기저기 움푹 파여 차가 롤러코스터를 타기 시작했다.

길 양옆으로는 숲이 우거져 경치구경도 할 수 없었다. 홍포마을은 거제에서 일몰이 아름다운 곳으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탔고, 여차~홍포 비경길은 거제9경에 들만큼 아름답다. 그러나 도로 사정이 너무 좋지 않아 경치구경을 왔던 관광객들이 발길을 돌리지 않을까 우려되면서 안타까웠다.

이 도로는 1018지방도로 경남 도로관리사업소 관할이다. 도로의 개·보수는 경남도로관리사업소의 위임을 받아 거제시가 하고 있다.

거제시는 2015년 1월 '홍포~여차간 비포장도로 구간'에 대해 여름철을 앞두고 다포지구 붕괴위험지역 정비공사를 시행했다. 또 매년 파인 홈을 메우기 위해 자갈·세석깔기 등 노면 보수작업을 한다. 그러나 이 도로의 전면포장을 위해서는 경남 도로관리사무소와 한려해상국립공원, 홍포·여차마을의 협의가 있어야 가능하다.

이 도로가 아직까지 비포장도로로 방치된 이유는 홍포지역 주민들은 포장을 원하지만, 포장 후 우려되는 난개발과 운행차량 폭주 등으로 주민불편이 예상된다는 여차주민들의 반대 목소리도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한려해상국립공원측의 개발 반대도 한몫했다.

벌써 올 여름장마는 시작됐다. 자갈이 충분히 깔린 비포장도로라고 해도 쏟아지는 빗물에는 쓸리고 패이기 마련이다. 여차-홍포 해안비경을 찾는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곡각지·낙석·도로 패임·길 양쪽 우거진 밀림같은 숲 등은 정비가 시급하다.

더러는 이 구간도로를 개발이 덜되고 자연이 살아있는 길로 소개하기도 한다. 하지만 엉망진창인 도로는 개선돼야 한다. 비경도 좋지만 여기저기 파인 도로는 다시는 오고싶지 않은 길로 낙인찍힐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안전하고 깨끗한 포장도로 개설에 앞서 당장 시급한 것은 패인도로와 도로 양쪽으로 밀림같이 우거진 숲 정비다. 또 초입부에 비포장도로라는 안내표지판을 부착해 시민·관광객들이 당황하지 않도록 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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