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산업고 호주 해외인턴십 담당 배기환 지도교사

경남산업고 학생 7명이 경남도교육청이 선정하는 해외 인턴십 파견 대상자에 최종 합격해 오는 9월 호주로 파견된다.

이들은 3개월 동안 호주에 머물면서 호주 국립기술대학(SI TAFE)에서 영어와 전공심화 자격과정(CertificateII)을 이수하고 현지 기업체에서 현장실습 등 다양한 해외체험을 하게된다.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수료와 동시에 학생이 희망할 경우 현지 취업기회도 얻을 수 있다.

교육비·체류비 등을 지원받는 반면 선정되기까지는 길고도 험한 노력과 시험이 필수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매년 치러지는 일정 수준의 테스트에 통과해야 하고, 한 번이라도 탈락되면 포기할 수밖에 없다. 전공과 영어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만 가능하다.  

이번에 선발된 학생은 관광조리과 6명과 식물공장시스템과 1명 등 총 7명이다. 지난해에는 조선해양전기과와 관광조리과 등 2명이 선발됐다. 경남도교육청이 선발하는 50명중 경남산업고 학생이 대거 선발된데는 학생들과 수년동안 함께 부대끼며 영어 등을 가르쳐온 배기환 지도교사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4년전 경남산업고로 첫 발령받은 배기환(30) 교사는 도교육청이 실시하는 해외인턴십 과정이 실업계 고교 학생들의 진로선택에 최고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알고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과 격려 아래 학생들을 지도해왔다. 해외인턴십 선발의 최우선 조건이 영어 활용능력이었기에 젊고 의욕적인 영어담당 교사인 그가 지도교사로 제격이었다.

그러나 의욕만큼 쉽지는 않았다. 실업계 고교 상당수가 그러하듯 희망학생 대부분의 영어수준이 기대 이하였다. 그는 "처음에는 영어단어 하나 제대로 알지 못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아예 ABC부터 가르친다는 생각으로 학생들을 붙잡고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 방과후시간은 물론 주말과 방학에도 늦게까지 함께 씨름했다. 자존심도 상하고 울기도 하며 지루한 과정을 견디고 2년 정도 지나니 차츰 의사소통이 가능해졌고, 이젠 어지간한 영어는 읽고 쓰고 얘기할 수 있게 됐다"며 힘겨웠던 그간의 과정을 담담히 털어놨다.

이어 "3년 동안 영어는 물론 전공과목 자격증 취득에 봉사활동까지 짬짬이 해야 했으니, 제대로 된 공부 한 번 안하던 학생들이 휴일도 없이 공부하려니 오죽 힘들었겠냐"면서 "그래도 미래가 어느 정도 보장되는 좋은 기회인만큼 학생들을 다그치며 애정어린 괴롭힘(?)을 계속해왔고, 학생들도 잘 따라줘 고맙다"고 덧붙였다.

또 빠듯한 예산에도 불구하고 무료로 해외인턴십 방과후학교 대비반을 개설하고 기능사 자격증취득 과정까지 이수하게 한 김계태 교장·임창수 교감의 의지와 학교측과 학부모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넓은 세상으로 나가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기 위해 영어를 공부했고, 이젠 영어교사가 돼 학생들을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갈 수 있게 가르쳐 보람을 느낀다"면서 "넓은 세상에서 주눅 들지 말고 깨지고 경험하며 다양한 것을 많이 배우는 제자들이 되길 바란다"며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번 대상자 선발로 호주에서 레스토랑을 차리고 싶다는 학생에게도 꿈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여유시간이 부족해 여자친구를 자주 만나지 못해 타박을 당하기 일쑤였는데 이제 좀 개인적인 여유가 생겼다"는 그는 "그래도 이해해주고 응원해준 여친이 고맙고, 지금부터라도 더 잘하고 싶다"며 말을 맺었다.

한편 도교육청이 선발·운영하는 해외인터십 파견 학생들은 3년 동안 수시로 영어 집합교육·영어시험·심층 면접·출석률·봉사활동 등을 통해 최종 선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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