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진국 거제공증사무소 변호사
석진국 거제공증사무소 변호사

10여년 전 한창 탁구장에 다니던 시절, 가장 인기있던 사람은 잘생긴 사람도 학벌 좋은 사람도 돈 많은 사람도 아니었다. 그는 무조건 만날 때마다 꾸벅 고개를 숙여 "안녕하세요" 인사를 했다. 키도 작고, 얼굴도 못생겼고, 부자도 아니었지만 아마 인기투표를 했다면 1등을 했으리라.

유치원에서 배우는 이 인사가 왜 그리도 어려울까? '장유유서'라는 유교의 관념 때문에 나이 적은 사람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기는 어려웠다. 이제 이를 넘어서서 인사 잘하는 사람으로 변신하고 싶다. 상대방이 먼저 인사를 안 한다고 기분 나빠하지 말고 내가 먼저 다가가서 인사하자. 나이를 따지지 말자! 유치원·초등학교에서 배운 이 간단한 법칙을 50여년이 지난 이제야 깨닫는다. 그렇게 한다면 탁구장에도, 테니스장에서도, 시골 마을에서도 편하게 부드럽게 인기 좋게 살아갈 수 있으리라.

'물은 답을 알고 있다'는 책은, 물에게 좋은 말과 글·음악을 들려줬을 때와 나쁜 말을 했을 때 전자는 아름다운 물의 결정을 보여준데 반해 후자는 그 반대였다. 물은 생명이고 에너지의 전달매체이며 의식을 갖춘 존재고,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답을 알고 있다.

유리병에 밥을 담아서 한 달 동안 매일 '사랑해'라고 말을 했더니, 아름다운 결정체를 보여줬지만 매일 '멍청해'라는 말을 들려준 밥은 부패해 썩은 냄새가 났다. 인간의 몸은 70%가 물로 돼있으니 이러한 말의 영향을 받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나머지 30% 물질이라고 해서 다르겠는가? 더구나 인간은 말을 듣고 이를 판단하는 지능을 갖고 있으니 그 말의 내용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은 창조력을 갖고 있다. 성경에도 천지창조를 할 때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 철자를 의미하는 영어 spell은 마법이라는 뜻도 있으니, 말은 마법을 걸 정도로 효력이 있다. 아이들에게 '빌어먹을 놈, 썩을 놈, 뒈질 놈…' 등 습관적으로 이런 말을 한다면 그 아이들의 장래가 잘 될 수가 있겠는가? 그 대신에 '잘 될 사람' '훌륭한 사람' '멋진 이' 등으로 바꿔 부른다면 그 장래가 빛날 것이다.  

요절한 가수들은 항상 슬픈 노래를 불렀다. 김정호의 '이름 모를 소녀', 윤심덕의 '사의찬미', 배호의 '돌아가는 삼각지', 남인수의 '애수의 소야곡' 등. 가수가 한 노래를 히트하기 위해서는 5000번 이상을 불러야 한다고 하니 이렇게 많은 시간 동안 그 슬픈 분위기에 휩싸여 있었다면 그의 몸과 마음이 견딜 수 있었을까?

상대방이 하는 말을 끝까지 들어야 한다. 말이 끝나기도 전에 치고 들어가 보라! 이만큼 사람을 무시하는 행위도 찾기 힘들다. 동쪽을 물었는데 서쪽을 답한다면 이 또한 상대방에 대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이 아니라 무시하는 마음과 통한다. 상대방이 하는 말에 동의하기 힘들다면 바로 부정적인 말을 하지 말고 그 이유를 물어보라! 그 후에 내 의견을 말한다면 훨씬 부드럽게 대화를 할 수 있다.

이러한 말의 법칙은 꽃밭을 돌보듯이 잘 지키고 가꾸어 나가야 한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을 수도 있지만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질 수도 있으니 바른 말, 고운 말, 사랑스런 말로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가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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