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태 편집국장
백승태 편집국장

대우조선 매각문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현장실사가 기간 마감으로 일단락 된데다 변광용 거제시장이 '매각 절차 중단'을 요구하는 공식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두 차례의 현장실사 시도에도 대우조선노조의 원천봉쇄로 무산되고 지난 14일로 실사기간이 끝남에 따라 기업결합심사 쪽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현장실사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면서 시기를 알 수 없지만 반드시 대우조선해양 내부를 들여다볼 심산이어서 또다른 파장이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3일과 12일 두 차례에 걸쳐 현장실사를 위해 거제를 찾아 조선소 출입을 시도했다가 대우조선노조 등에 막혀 들어가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갔다.

이런 가운데 변광용 시장은 지난 11일 입장문을 통해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매각 발표 및 일방적 절차가 진행되면서 지역사회와 노동현장의 불안과 우려가 커져가고 있다"면서 "더 이상의 일방적 매각절차가 진행돼서는 안 되며 매각절차 중단과 재검토"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산업은행 회장,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자들을 만나 거제시의 요구를 강력히 전달하는 등 대우조선해양과 지역경제, 노동자들의 고용안정, 협력사들의 지속성장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다해 왔다고 했다.

이어 12일 실사단을 만나기 위해 거제애드미럴호텔에 미리 도착해 실사단이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면담을 요구했고, 면담이 거절당하자 매각 중단을 촉구하면서 기업결합심사 결과도 안 난 상태에서 무리하게 현장실사를 강행하는 것을 부당하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또 곧바로 서울로 이동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만나 거제시의 입장을 전달하며 매각 중단과 재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뜻을 강력하게 전달했다.

변 시장의 이같은 행보는 매각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던 당초 입장을 바꿔 강경입장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대다수의 시민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한 당원은 민주당 거제지역위원회가 거제시민 절대다수의 민심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거제시장과 지역위원회 모습 때문에 그동안 속만 태우고 있었는데, 민심과 엇박자 시정을 했던 거제시장이 입장을 분명하고 확실하게 밝혀 그나마 다행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거제시민 생존권 확보와 시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변 시장이 기존 미온적인 입장에서 다소 강경입장으로 돌변한 것에 대해 다소 의아해 하는 시민들도 없지 않다. 이에 대해 일부 시민들은 대우조선해양 매각과 관련한 그간의 행보가 지지도 하락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강경입장으로 선회한 것이 아니겠냐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매각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혔으면, 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중앙당 눈치보기로 그동안 타이밍을 놓쳤지만 이제라도 제대로 된 입장을 밝혔으니 계속 지켜보겠다고 했다.

변 시장은 애초부터 거제시민과 거제경제에 피해를 주는 매각은 절대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밝혀왔으며, 거제시의 요구에 대해 아무런 응답이나 조치 없이 정해진 로드맵에 따라 일방적으로 매각절차를 강행하고 있어 더이상의 일방적 매각절차가 진행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유야 어쨌든 현장실사는 무산됐고 매각절차는 현재진행형이며, 거제시의 수장인 시장과 대우조선노조·시민대책위 등이 대우조선매각과 관련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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