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축제 주관하는 남부면발전협의회 맹상호 회장

지금 남부면은 수국 천지다. 도로를 따라 형형색색 커다란 꽃봉오리를 맺은 수국이 관광객들을 반기며 유혹한다. 비가 그친 지난 주말(8일) 남부면 도로변은 싱그런 초록 속에 고운 자태를 드러낸 수국과 추억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연인과 가족들로 붐볐다. 

오는 29일 열릴 예정인 제2회 남부면 수국축제를 준비하는 맹상호(56) 남부면발전협의회장은 요즘 정신없이 바쁜 하루를 보낸다. 본업인 정치망 일보다 축제 준비에 촉각이 곤두서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주민들과 축제 일정 등을 의논하고 각자 해야 할 책임을 분담하며 모자란 부분을 일일이 챙긴다. 행사 일정이 마무리되자 이젠 성공적인 축제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돌입했다.

다소 무뚝뚝한 말투에 거리낌 없는 투박한 스타일이지만 뚝심 있고 추진력 있는 평소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올해가 두 번째 축제인지라 지난해 경험을 되살려 차근차근 준비하면 멋지고 실효성 있는 축제가 될 것이라고 자신도 한다. 그는 남부면사무소와 함께 20여년 동안 가꿔 온 여름꽃의 여왕 '수국'을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려 지역 브랜드화하고 관광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수국축제를 만들어 거제시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축제 규모도 키우고 행사내용도 다양화했다. 특히 올해는 체험행사를 대폭 늘려 가족단위의 관광객들에게 꽃구경도 하고 추억도 쌓을 수 있는 축제로 거듭나겠다는 심산이다. 나아가 관광지 남부면의 위상을 전국에 알린다는 목표다.

초청공연과 노래자랑의 화합행사와 함께 페이스페인팅·키다리아저씨·석고마임·솜사탕 체험·달고나 체험·네일아트·버블버블·수국부채 만들기·압화책갈피 만들기 등 체험행사를 마련했다. 이밖에도 남부면 여성단체들이 주축이 돼 먹거리 장터와 프리마켓 행사도 열린다. 또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경품을 추첨해 푸짐한 선물도 드린다. 축제장인 저구마을 인근에는 대형 주차장을 마련해 차량 이용자들의 불편을 해소할 계획이다.

남부면 소재 유람선사들도 축제를 돕기 위해 할인행사에 들어간다. 축제기간을 전후해 수국축제 초청·참가티켓을 소지한 시민이나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매물도 여객선 이용시 요금을 20% 할인한다. 유람선은 추첨을 통해 무료티켓을 발부할 예정이다.

수년동안 그는 지역민들과 함께 수국축제를 준비해 왔다. 저구마을 이장이기도 한 그는 4년전부터 꾸준히 수국을 심어왔다. 살기 좋은 마을을 가꾸기 위해 사비와 동네기금을 들여 수국을 심고 가꾸며 수국동산을 조성하는 등 관광자원화에 힘써왔다. 관광객들의 의견을 수렴해 수국동산 등 곳곳에 포토존을 만들었고, 초대형 벤치를 설치해 볼거리와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물론 실패도 거듭했다. 한 그루당 6000원을 들여 사서 심은 수국이 하룻밤사이 사라지기 일쑤였다. 한때는 1600그루를 심었는데 절반인 800그루가 없어지기도 했다. 경찰에 신고도 할 수 없어 이제는 CCTV를 달아 관리하고 있다. 그렇게 들인 돈이 최근 몇년에 6~7억원이고, 이젠 수국이 남부면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셈이다. 물론 남부면은 전국 최고의 관광지이고 수국은 오래전부터 남부면에 대거 식재해왔다. 수국과 관광지 남부면을 엮어 축제로 거듭날 일만 남았다. 그 중심에 남부면과 주민들이 있다고 그는 축제의 성공을 장담했다.

한 가지 우려하는 점도 없지 않다. 남부면 곳곳에 수국이 만발하자 탐방객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무분별하게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횡단하기가 예사여서 위험이 상존한다. 그는 성공적인 축제도 중요하지만 주차장 확보 등 안전시설 확충과 관광객들의 안전의식도 개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화려하고 싱그러운 수국과 해안절경이 맞물려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하는 남부면에서 행복하고 추억 넘치는 여름 낭만을 만끽하길 바란다며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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