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잘못을 저지르면 엄마가 빗자루몽둥이를 들고 때리려 할때 삼십육계가 최고였다. 엄마도 아이가 고집부리며 얻어맞지 말고 집밖으로 도망쳐주길 바란다. 아무리 독한 엄마라도 아이를 집밖으로 쫓아내는 것으로 끝이다. 집에서 쫓겨난다는 것이 최고의 벌이다. 독자들 중에도 어려서 집에서 쫓겨난 경험을 한두 번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영국 부모들은 아이가 잘못을 저지르면 집밖으로 쫓아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반대로 방에 가두어버린다. 밖으로 못 나가게 한다는 것은 자유로부터의 구속이고 아이의 생각을 규제하는 것이다. 영국에서 생활하다 돌아온 사람의 증언을 보면, 영국인의 집을 방문했을 때 다섯 살쯤 되는 아이가 동양사람이 신기하여 빤히 쳐다본다고 손님이 갈 때까지 자기 방에 가두어 버렸다고 했다.

 영국은 철저한 엄모주의다. 조금만 잘못해도 바로 가두는 징벌을 가한다. 식당에서 떠들었다가는 집에 와서 자기방에서 몇시간 나오지 못하게 한다. 남이 보는 앞에서 자식에 대한 애정표현을 하지 않는다. 아이 손잡고 시장가는 풍경은 아예 없다. 우리는 아이를 안고 걷는 모습을 흔히 보지만 그들은 다른 사람이 보는 앞에서 아이를 안고 걷는 법이 없다. 유모차에 태우거나 엄마 옆에서 자기 혼자 걷는다.

 만일 아이를 업거나 안을 때가 있다면 우리는 아이의 얼굴이 안을 향하게 한다. 곧, 엄마의 등이나 가슴을 향하지만 그들은 아이의 얼굴이 바깥으로 향하게 안거나 업는다.
 대개의 우리 가정은 어려서 말 잘 듣던 착한 아이가 사춘기가 되면 반항을 한다. 사춘기가 되기 전까지는 아이가 하는 대로 놔두다가 사춘기가 되어도 '내가 어떻게 키웠는데'하며 맞서니까 대립이 생긴다. 영국부모는 사춘기 전까지는 아이를 이기다가 사춘기부터는 자식의 입장을 존중한다. 영국에서는 사춘기 때가 일생 중 가장 온순한 시기다. 자식에게 이기고 지고는 양육법에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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