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창수 지세포제일교회 목사
천창수 지세포제일교회 목사

로마에 갇혀 있던 사도 바울은 빌립보교회에 디모데를 보내면서 "디모데의 연단을 너희가 아나니 자식이 아버지에게 함같이 나와 함께 복음을 위하여 수고하였느니라"(빌 2:22)고 했다. 

'연단'이라는 말은 시험이나 훈련을 통해 증명된 가치를 뜻하는 단어이다. 디모데는 증명된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이다. 

디모데는 복음을 위하여 수고하는 자였다. 그는 자기 일을 구하기보다는 그리스도 예수의 일을 먼저 구하는 자였다. 당시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예수님의 일보다는 자기 일을 먼저 구하였다. 

"그들이 다 자기 일을 구하고 그리스도 예수의 일을 구하지 아니하되"(빌 2:21). 이것이 당시에 나타나는 보편적인 상황이었다. 교회에는 그리스도 예수의 일은 구하지 않고, 복음에 대한 관심은 없고, 오직 자기 일만 구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이것은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를 가든지 자기 일만을 구하는 사람들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찾고 계시는 사람은 자기 일뿐만 아니라 그리스도 예수의 일에 관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혹시 그대도 이렇게 살고 있지는 않은가? 말은 하나님을 위하고 교회를 위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자기 배만 위하여 살고 있지는 않는가? 자기 일에 너무 매여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은 아예 등한시하고 있지는 않은가? '내가 이렇게 살 것이 아니라 주님을 위해서 뭔가 하기는 해야 하는데, 이것만 해놓고 주님을 위해서 봉사하지, 이것만하고, 이것만하고…' 항상 이런 식으로 살고 있지는 않는가? 

영국에 윌리암 부스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 분은 구세군을 창설한 사람이다. 복음의 열정이 넘쳤던 부스는 매일 한명 이상에게 복음을 전할 결심을 가지고 살았다. 그런데 하루는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다. 부스는 속으로 '비가 그치면 나가서 전도해야지' 생각했다. 그러나 하루 종일가도 비가 그치지를 않았다. 부스는 속으로 초조해 하다가 결국 밤중에 비를 맞으며 뛰어나가 전도했다고 한다. 

우리는 비가 그치면 나가서 전도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앉아 있을 때가 너무도 많다. 조금만 더 돈을 벌고 나서, 아이들이 좀 더 자라고 나면, 이 문제만 해결되고 나면···, 그러다가 결국은 기회를 놓쳐 버리고 만다.

그리스도 예수의 일에 관심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은 분명히 소수로 국한돼 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다 그리스도의 일을 구하기를 바라지만 그러나 그리스도의 일을 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우등생은 그냥 되는 것이 아니다. 남들 놀 때 우등생은 복습을 하고 예습을 하고 열심히 자기 학력을 키운다. 신앙의 우등생도 마찬가지다. 우등생이 되려면 다수의 남들과 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면 안 된다. 자신을 절제하고 그리스도의 일에 헌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빌립보서 1:21과 2:21을 비교해 보면 재미있는 대조가 있다. 1:21에는 "이는 내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니 죽는 것도 유익함이라"는 바울의 고백이 있고, 2:21에는 "그들이 다 자기 일을 구하고 그리스도 예수의 일을 구하지 아니하되"라고 1:21과 상반된 인생관이 기록되어 있다.

1:21은 내 인생의 주인과 목표는 예수 그리스도시니 내가 예수님을 위해 죽게 되어도 좋다고 하는 인생관이다. 2:21에는 그리스도는 나의 인생에 아무런 의미가 없으니 그리스도의 일을 위해 나의 인생을 허비할 필요가 없고 오직 나 자신의 유익만을 추구하겠다고 하는 인생관이다. 우리는 이 1:21과 2:21의 인생관 사이에서 방황하며 살고 있다. 그대는 과연 어디에 서 있는가? 

"디모데의 연단을 너희가 아나니" 증명된 믿음으로 살아가는 주의 백성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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