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랑위원 거제지구 의료분과장 김창년 윤앤김내과 원장

"거창하게 철학이랄 것까지는 없지만 환자들이 편하게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게 하는 게 의사로서 제가 할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의사도 제대로 환자를 진단할 수 있을테니까요."

법무부 법사랑위원 통영지역연합회 청소년위원협의회 거제지구 의료분과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윤앤김내과 김창년 원장(53)은 의사라는 직업 이전에 환자와 거리낌 없이 대화할 수 있는 편안한 사람이기를 바란다고 자신의 직업의식을 내비췄다.

지난 2일 둔덕時골체험센터에서 가진 '농어촌지역 의료봉사 및 주민지원행사'도 이같은 자신의 생각을 실천하는 하나의 방법이고, 그가 추구하는 봉사활동의 의미다. 10여년째 계속되고 있는 이 의료봉사는 법사랑위원 소속 의료인들이 참여해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진료하고 영양제 등 의약품을 투여하며 식사까지 대접한다.

의료봉사 외 법률·세무상담과 함께 이·미용봉사도 실천하며 어르신들의 건강과 안전을 챙긴다. 불편한 곳이 많은 만큼 한방과 양방을 아울러 진료과목 또한 다양해 여러 부위를 동시에 진료한다. 어르신들은 의사들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아픈 곳과 고민을 상담하고 진료를 받는다. 의료봉사의 가장 큰 장점이자 어르신들이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르신들은 영양제 투여를 좋아한다. 200~300여명의 환자에게 영양제를 투여하려면 비용만 해도 만만찮지만 모두 법사랑위원 등이 전액무료로 지원한다. 임시병실에 수십명의 어르신들이 누워 영양제를 맞는 모습도 진풍경을 연출한다. 그러기에 의료봉사 시기가 다가오면 언제 오느냐고 어르신들의 문의가 빗발친다.

이렇게 김 원장이 봉사와 인연을 맺은 계기는 학생 때부터 한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지하철 의료봉사였다. 이후 2008년 범죄예방위원회 의료분과에서 활동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서울이 고향인 그는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신촌세브란스 병원에서 레지던트 수련기간을 마쳤다. 레지던트 수련기간 동안 전공의협의회장을 맡아 당시 시행하려던 의약분업에 맞서 싸우기도 했고, 이후 의료 관련 벤처기업에 근무하기도 했다.

중국 진출을 위해 방통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기도 했으며 철인3종 경기에 참가하려다 등산 도중 다리를 다쳐 포기하기도 했었다. TV방송으로 인기를 끌었던 '남자의 자격' 거제지역 합창단 대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활동적이고 자유로운 성격탓인지 의사로서는 다양한 삶을 보낸 셈이다.

거제와의 인연은 선배가 있는 대우병원 내과과장으로 근무하면서 시작됐다. 대우병원에서 4년간 근무하고 2006년 윤앤김내과를 개업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가족들은 모두 서울에 살고 있지만 주말부부로 가정에도 충실(?)하다고 그는 말했다.

보호관찰 청소년 3명을 맡아 그들을 건강한 사회인으로 자랄 수 있도록 선도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거제지역 초등학교 주치의로 위촉돼 '학교 주치의 방문의 날'을 통해 어린이들의 건강을 챙기기도 했다. 세심한 진료와 상담은 물론 개인별 건강문제에 따른 건강관리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을 덧붙였다. 특히 성장기의 바람직한 식생활습관과 운동방법에 대해 상담·조언을 해줌으로써 건강한 생활을 실천할 수 있도록 격려했다.

이 같은 의료봉사 활동들이 알려지자 일은 더 많아지고 있다. 각종 행사에 참여해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환자에 대비하고 강연회에 초빙돼 의료봉사와 강연회도 갖는다. 바쁜 일상에도 의료봉사 현장에서 의사로서 보람과 행복을 맛볼 수 있는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그는 앞으로도 여건과 기회가 주어진다면 의료봉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법사랑 의료봉사에 남다른 애착과 열정을 갖고 있는 그는 또 이번 의료봉사에 참여한 봉사자들을 일일이 거론하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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