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태 편집국장
백승태 편집국장

거제시장은 취임과 함께 조직개편을 통해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표명했고 대대적인 인사도 단행하며 공직사회를 술렁이게 했다.

이제 취임 1주년을 앞두고 또다시 공직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이달 말께나 단행될 것으로 점쳐지는 국·과장 승진 등 하반기 인사 때문이다. 한정된 자리지만 승진 대상자는 많다. 인사권자인 시장은 대상자 중에 특정 공무원들을 선택해야만 한다. 언제나 그렇듯 인사는 각종 낭설과 말썽·뒷담화가 따른다. 1명을 선택하면 나머지 대상자들은 어쩔 수없이 포기하거나 확실성 없는 다음을 기약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이번이 아니면 안 된다는 그릇된 판단으로 금품이 오가는 등 여러 부작용과 범죄를 야기시키기도 했었다. 물론 지난날의 일이지만 말이다.

그만큼 인사는 공직사회뿐 아니라 사회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오죽하면 인사가 만사라 했겠나. 나아가 '인사(人事)가 만사(萬事)지만 잘못된 인사(人事)는 망사(亡事)'라고 통용된다. 이는 인적자원의 중요성을 한없이 강조하는 반면 검증도 안된 잘못된 인사는 모든 일을 망칠 수 있다고 경계하는 충언이다. 능력 없이 일은 안하고 인사철만 되면 복도통신만을 쫓아 표리부동하는 공직자를 가려내라는 뜻이다.

인사가 늘 그렇듯 이번 거제해양개발공사 신임 사장 선정을 두고도 말들이 많다. 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면접심사를 통해 2명을 선정, 인사권자인 거제시장에게 추천했고 거제시장은 이 중 한 명을 낙점했다. 낙점자는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6월중 공사 사장으로 임명될 예정이라고 전해진다. 그러나 서류·면접심사로 최종 2명을 선정해 시장에게 추천해야 하는 임무를 가진 임원추천위원회가 '비공개 원칙'을 저버리고 후보자 2명의 심사순위까지 일부 언론 등에 공개되면서 위원들의 자질문제까지 불거져 체면을 구겼다.

마지막까지 경쟁을 벌였던 현 공사 본부장이 현직을 놓고 사장에 임명될 경우 또 본부장을 뽑아야 하는 문제점도 노출됐다. 현 채용규정에는 본부장이라도 현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조항이 없어 이를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게다가 최종 선정된 2명의 후보가 지난해 열린 거제시장선거에서 일정 역할을 담당한 사실을 두고 '보은·코드인사'라는 지적도 뒤따른다.

특히 임명예정자가 지난 3월 조합장선거에서 낙선한 인물이라는 점을 들며 부적절한 선택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조합장 선거가 3개월도 채 안된데다 1600여명의 조합원들에게도 인정받지 못한 인사가 수백억원을 출자한 공기업 수장에 된다는데 대한 회의적인 반응이다.

반면 전직 사장들이 모두 외지 출신인데다 경력에 비해 그다지 획기적인 성과를 보이지 못한 만큼 지역사정에 정통한 거제출신 사장이라면 지역현실을 면밀히 파악해 공사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동안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를 두고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기관이라는 혹평과 함께 '흥부새끼(자식)'라는 조롱 섞인 목소리도 많았다. 굳이 공사로 전환하지 말고 시설공단으로 존치했어야 한다는 뒤늦은 후회이고, 흥부와 그의 자식들 마냥 밥이 없거나 돈이 없으면 놀부에게 손을 내미는 공사와 거제시와의 관계를 백번 비꼬아서 하는 우스갯소리다.

이유야 어찌됐던 공사는 현재까지 거제시의 각종 시설들을 관리운영하고 있고, 수장인 사장도 새인물로 바뀐다. '인사가 망사(亡事)'가 되지 않길 바라면서, 공사는 '흥부 새끼'가 아니라 제비가 물어다 준 '대박'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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