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동창생들과 지심도를 찾았던 강미경(50·아주동)씨. 장승포 동백섬지심도터미널에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만끽하며 15분여만에 지심도에 도착했다.

동백숲과 탄약고·포진지·해안선전망대·망루 등 일주로를 따라 탐방을 마치고 식당을 찾아 회·파전·해물라면 등 푸짐한 한상을 주문해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계산을 하려고 카드를 꺼냈더니 할인해 주겠으니 현금을 달라고 요구했다. 현금이 없어 카드결제를 원했더니 대뜸 카드결제가 안된다고 했다. 난감했지만 '좋은 것이 좋다'란 생각으로  십시일반 현금을 거둬 계산을 마쳤지만 씁쓸한 기분은 털어지지가 않았다.

행정도 단속에 나서지만 이들 가게들은 영업허가를 받지않은 상태에서 장사를 하기 때문에 카드결제를 할 수 없는 처지다. 거제시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부지 자체가 개인소유가 아닌 시의 소유이기 때문에 개인이 영업허가를 낼 수도 없어 현재로서는 방법이 없다. 단속과 형사고발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차해수욕장 인근 바다를 찾았던 이길재(62·장평동)씨. 잘 마른 돌미역을 사면서 카드를 내밀었지만 현금으로 하면 시가보다 깎아준다는 얘기에 현금결제를 했다.

집으로 돌아와 인터넷으로 돌미역을 검색해보니 현금으로 결제한 금액이 시중가격보다 높았다. 속았다는 생각에 분노가 치밀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 어쩌랴.

차라리 제 가격으로 카드결제를 했다면 신뢰도 가고 다시 찾는 곳이 될 것인데 아쉬움이 많았다.

지금 카드수수료가 없는 제로페이 시대로 접어들었다. 상인들이 카드수수료 때문에 현금만 받겠다는 것은 이제 핑계로 밖에 취급되지 않는다. 거제지역내 제로페이 가맹점은 1060개소, 즉시 결제 가능한 곳도 635개소다. 온갖 물건을 취급하는 시장에만 가도 웬만한 곳은 카드로 결제를 해준다.

섬이라는 특수성으로 카드는 받지 않고 현금만 받겠다는 것은 여행객들에게 부담이 된다. 현금결제가 엄청난 금액을 깎아주는 것처럼 감언이설로 여행객들에게 덤터기를 씌우면 되겠는가. 아름다운 경치만큼이나 결제도 아름다운 여운이 남도록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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