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이갈매기 번식 빠르고 아열대식물 선인장도 분포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생태계가 점차 '아열대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홍도에 사는 괭이갈매기 번식도 지난달부터 시작한 것으로 관찰됐다. 사진은 괭이갈매기와 알에서 부화된 새끼.

기후 변화에 따라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생태계가 점차 '아열대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바닷새의 번식시기는 빨라졌고, 아열대성 식물도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공원공단은 6일 한려해상국립공원 내에 있는 경남 통영시 홍도의 생태계 변화 관찰 결과를 공개했다. 홍도의 연평균 기온과 주변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서 홍도 생태계가 아열대성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게 공단 연구진의 결론이다.

홍도에 사는 괭이갈매기(사진)의 경우 올해 4월1일에 첫 번식을 시작한 것으로 관찰됐다. 이는 권영수 국립공원연구원 조사연구부 단장이 2004년 발표한 논문에서 언급한 홍도 괭이갈매기의 번식 시작일(2003년 4월11일)보다 10일 빠른 것이다.

공단 연구진은 "홍도의 연평균 기온은 1973~1979년 사이 13.8도에서 꾸준히 올라 2010~2018년은 14.8도로 관측됐다"며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괭이갈매기의 번식일이 빨라지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간 제주도에서만 분포지가 알려졌던 열대·아열대식물인 '고깔닭의장풀'이 지난해 홍도에서도 서식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홍도에는 대표적 열대·아열대식물인 '선인장'도 넓게 분포하고 있다.

홍도 주변 바다에 서식하는 어종도 아열대성 어종이 온대성 어종을 추월했다. 연구진이 지난해 홍도 앞바다의 어류를 조사한 결과 전체 29종 중 범돔·아홉동가리 등 아열대성 어종이 절반 이상인 16종(55%)을 차지했다.

온대종은 돌돔·쥐치 등 13종(45%)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홍도에서 북쪽으로 35㎞ 떨어진 거제도의 연평균 표층수온 변화를 10년 단위로 살펴본 결과 1973~1979년 17.96도에서 2010~2017년은 18.55도로 상승했다.

오장근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장은 "기후변화는 환경의 변화뿐만 아니라 먹이사슬로 연결된 자연생태계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홍도 등 섬 생태계에 대한 장기적인 관측 업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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