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아 대우병원진단검사의학과 과장
조선아 대우병원진단검사의학과 과장

우리나라는 2014년 WHO로부터 홍역(Measles) 퇴치 인증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대구지역의 집단 홍역 발생과 2월 경기도 안양시에서는 의료종사자 21명, 의과대학생 1명, 입원환자 2명 및 환자가족 2명 등의 환자가 발생 했고, 3월 대전의 소아전문병원에서도 홍역이 발생하는 등 최근 국내의홍역 확산이 심상치 않은 조짐입니다.

이러한 홍역 발생의 증가는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최근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올 1월1일부터 4월19일까지 미국의 총 22개주 626명의 환자가 홍역으로 확진 받았습니다. 이 수치는 미국이 2000년 홍역퇴치를 선언한 이후 2014년 디즈니랜드에서 667명이 발병된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나타냅니다. 게다가 현재에도 확진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하니 곧 2014년의 수치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홍역의 원인은 모빌바이러스(Morbilivirus)로 파라믹소바이러스(Paramyxoviridae)과에 속하며 이 바이러스는 사람의 코와 인후에 서식합니다. 홍역 바이러스는 사람이 유일한 숙주로 사람과 사람간 전파되며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공기를 통해 확산돼 감염을 일으킵니다. 홍역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거나 홍역을 앓은 적이 없는 사람이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83∼94% 정도가 감염되며 잠복기는 7일에서 21일 입니다.

초기에는 감기와 같은 기침·콧물·결막염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고열과 함께 얼굴에서 시작해 온 몸으로 퍼지는 양상 발진이 나타납니다. 발진 전 후 4일 동안 전염력을 나타내므로 증상발생 후부터 발진 발생 후 4일까지 환자를 격리합니다(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1조 감염병환자 등의 관리).

환자의 대부분은 대증요법(안정·수분 및 영양 공급)만으로 호전되는 경과를 보이지만 일부에서는 설사·중이염·폐렴·뇌염 등이 생길 수 있으며 심지어는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만약 본인 혹은 가족 중 누군가가 홍역에 감염된 것 같으면 보건소나 병원으로 출발 전 홍역 진단의 가능성을 알리고, 진료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 다른 환자들이나 의료진이 홍역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홍역은 MMR(홍역·볼거리·풍진) 2회의 예방접종, 감염예방을 위한 손씻기·기침예절 지키기 등 개인 위생수칙 준수로 예방이 가능합니다. 또 홍역에 노출된 후 72시간 이내에 MMR 접종을 받으면 홍역 발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은 경우(1세 미만·임신부·면역저하자 등) 혹은 감수성이 있는 접촉자 중 MMR 접종이 금기인 경우 노출 후 6일 이내에 면역글로불린을 주사하면 홍역을 예방하거나 증상을 가볍게 할 수 있습니다.

홍역 발생률이 높은 지역으로 해외여행을 계획 중이거나 국가 예방접종의 대상인 경우는 반드시 MMR 예방접종을 해야 합니다. 물론 2회의 MMR을 접종을 받았더라도 드물게 홍역에 감염될 수는 있으며 이는 몸의 면역체계가 백신에 잘 반응하지 않은 경우입니다.

백신을 2번 맞고도 감염된 사람들은 홍역 증상을 더 경하게 앓으며 다른 사람에게 보다 덜 전파시킵니다. MMR 백신 예방효과는 1회 접종 시 93%, 2회 접종 시 97%이므로 2회 접종을 준수하도록 합니다. 백신의 권장 접종시기는 생후 12∼15개월, 만4∼6세 각각 1회 접종이며 영·유아 시기에 MMR 백신 2회 접종을 했다면 더이상 추가접종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면역의 증거가 없는 성인의 경우에는 MMR 백신 1회 접종이 필요하며, 의료인이나 해외여행 예정자라면 4주 이상의 간격으로 MMR 백신 2회 접종이 권장됩니다.

홍역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개인위생수칙 준수로 보다 건강하고 안전한 가정·지역사회를 만들어가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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