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에는 애벌레로 자라서 고치로 실을 뽑아 명주옷을 만든다. 명주옷은 비단처럼 부드럽고 얇으면서 보온이 뛰어난 옷감이다.

1960년대부터 정부시책으로 누에치기를 장려했다. 이때 지역마다 누에치기 학교를 설립했다. 1960년대 말 거제도에서는 연초면 송정리에 누에학교를 설립해 누에치는 교육을 하다가 1973년께 없어졌다.

가을에 누에씨를 받아 봄에 알을 까게 하고, 봄에 받은 씨는 가을에 알을 까게 했다. 누에는 일 년에 두 번 키운다. 누에를 키우는 잠실 벽쪽에 층층칸을 만들어 누에가 자랄 수 있는 섶을 만든다.

뽕잎을 먹고 자란 누에는 한 달이 지나면, 고치를 만들기 시작한다. 누에 집을 고치라 하는데 그 고치를 실로 뽑아서 배틀에서 옷감을 만든다. 실로 뽑고 난 누에는 번데기가 된다. 번데기는 식용과 약용으로 사용한다. 누에를 장려할 때는 논·밭가에나 산에 뽕나무를 심어서 누에를 키우게 했다.

누에는 농촌의 살림 밑천이라 할 만큼 소득이 있었다. 뽕나무가 자라는 생육과정에 따라 봄에 일찍 한번 누에를 키우고  9~10월에 또 한 번 키운다. 봄·가을 두 번 수확을 보는 누에는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제때 먹이를 줘서 기온이 맞게 해 잘 키워야 하기 때문에 온 가족이 합심해 정성을 쏟아야 했다.

누에를 치는 목적이 견직물의 원료인 고치실을 얻는데 있었기 때문에 그 고치를 뜨거운 물에 넣은 뒤 물레를 자아서 고치실을 푸는 것이었다. 할머니가 밤잠을 자지 않고 물레를 저으면서 민요를 부르기도 한다. 이제는 명주 옷감도 볼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옷감이 많다. 지금 사람들은 누에치고 명주실로 옷 해 입던 그 시절의 일들을 모른다. 이 사진 속에 우리의 전통옷감을 만들던 추억의 역사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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