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동1초 신설 확정에 지역 정치인들
밑줄 그어가며 '과도한 칭찬' 안내문 발송

최근 학부모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지난달 29일 거제상동초등학교에서 발송한 '상동1초 개교 확정 안내장'.
최근 학부모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지난달 29일 거제상동초등학교에서 발송한 '상동1초 개교 확정 안내장'.

거제시 상동지역 학부모들의 염원이었던 가칭 상동1초등학교 신설이 지난달 19일 확정된 가운데 가칭 상동1초 신설 확정이 있기까지 정치인들의 숟가락 올리기가 가열되고 있다. 이 가열 양상에서 거제상동초등학교(교장 석현원)에서 발송한 안내장이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달 29일 거제상동초등학교는 상동1초 개교확정 안내장을 전교생에게 발송했다. 안내장에는 상동1초 개교가 2022년 3월1일 확정된 것과 그동안의 과정이 간략하게 설명돼 있다.

문제는 과정 다음의 문구다. 안내장에는 '통과되기까지 열의·걱정·관심에 온 힘을 다해준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알려드리니 고마운 마음을 함께 전해주길 바란다'며 진한 글씨체와 밑줄까지 그어가며 강조했다. 강조한 이는 다음과 같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안재기 거제교육장·김한표 국회의원·변광용 거제시장·옥은숙 도의원·이기우 전 교육부차관. 안재기 교육장을 제외하면 모두 선출직 공무원이거나 총선 출마가 유력시 되는 예비 정치인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안내장에는 '늘 한 마음으로 내 일처럼 함께 해준 우리 가족들 알려드린다'며 상동초 관계 학부모를 비롯해 김두호 시의원을 적시했다.

공직선거법 제9조 공무원의 중립의무 등에 따르면 공무원 등 기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는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의 행사 기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

상동초의 안내장이 부당한 영향력은 행사하지 않았을지는 모르나 총선이 채 1년밖에 남지 않았고, 선출직 공무원이 포함돼 있을 경우에는 신중했어야 한다.

상동초의 이와 같은 안내장에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 관계자는 "공무원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의무가 있음에도 특정 선출직 정치인에 대해 감사함을 공식적인 안내문을 통해 표한 것에 대해서는 신중하지 못한 언사라고 할 수 있다"며 "정치적 의도가 없는 감사함을 표하기 위한 순수한 마음으로 비춰지지만 굳이 특정인을 거론한데 대해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남지부 관계자는 "공직선거법에 위배될 수 있는 사항으로 바라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보다 냉정하게 상황을 적시했다.

이와 같은 안내장 발송을 하게 된 경위에 대해 거제상동초에 지난 3일 질의했지만 석현원 교장은 병가조퇴로 자리에 없었고, 교감은 "해당 사항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답변했다.

안내장을 작성한 담당교사는 4일 오전 12시30분까지 답변이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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