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거제 사등농협 앞 방파제서 3세 어린이 바다추락
도난·분실 잇따르고 있어도 무용지물, 관리대책 시급

어린이 추락사고 현장 인근에 설치된 인명구조함. 사고 후에도 구조장비는 보완되지 않고 있다.
어린이 추락사고 현장 인근에 설치된 인명구조함. 사고 후에도 구조장비는 보완되지 않고 있다.

익수자 구조목적으로 방파제 등에 설치된 인명구조함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정작 위급한 상황에서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거제시 사등농협 앞 방파제에서 킥보드를 타고 놀던 3세 어린이가 바다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지나가던 행인이 아이를 확인하고 곧바로 구조에 성공했지만 사고현장에서 불과 몇 미터 떨어진 곳에 설치된 인명구조함은 무용지물이었다.

구조자가 다급한 마음에 곧장 바다로 바로 뛰어 들어갔을 수도 있지만 설치된 인명구조함을 확인한 결과 개폐 손잡이가 노끈 등으로 감겨있어 구조장비를 꺼내기 어렵게 돼있을 뿐 아니라 구조장비의 일부는 분실된 상태였다. 인명구조함은 기본적으로 구명조끼(1)·구명환(1)·유도&투척로프(1)가 기본 셋트로 구성된다.

거제시는 매년 어항시설관리를 위해 5000만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어항정비 및 구조장비 등을 보충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구조장비의 도난·분실사고는 매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거제시 해양항만과 관계자는 "CCTV를 설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현재 전수조사가 진행중이며, 오는 5월말일 경에는 보완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구조장비를 가져가는 행위는 절도죄에 해당하며 적발 시 형사사건으로 입건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인명구조장비는 불시에 발생하는 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수시점검이 필요하지만 거제117개 어항(국가어항 6곳·지방어항 20곳·어촌정주어항 80곳·마을공동어항 11곳)의 구조장비를 직접 관리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시의 입장이다.

한편 이번 발생한 어린이 추락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어항주변 안전난간 미설치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 부모의 감시망을 벗어난 아이의 행동에도 잘못은 있겠지만 안전난간이 설치돼 있었더라면 아이가 물에 빠지는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거제시 항만과 관계자는 "대규모 국가어항의 경우 정박지가 구분돼있어 안전난간이나 휀스설치가 용이하지만 소규모 어항에는 설치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어망 등을 배에 싣고 내리는 등의 작업을 할 때 어민들이 불편을 호소한다. 어항설치의 근본적인 목적은 어민들의 편의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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