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 사상계는 혼동한 중에 있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이것으로 인하여 악영향을 받는다.

여기에 우리의 사상통일을 위하여…라는 명목하에(물론 호의와 악의의 구별은 있으려니와) 여러 가지 방책이 속출되었다.

지금 그 동안 몇 가지를 들면 아래와 같다.

1. 압박주의. 자기네의 원하는 사상의 계론을 강박한 수단으로 막아 장래의 우리 사상계를 자기네의 마음에 맞도록 통일시키자는 주의다.

그네들을 자기네의 원하는 사상을 건전한 사상(또는 선량한 사상) 자기네의 원하지 않는 사상을 건전한 사상(또는 선량한 사상) 자기네의 원하지 않는 사상을 불온한 사상(또는 위험한 사상) 이라고 명명한다.

경찰권 사법권이 있는 총감은 자기의 마음에 맞지 않는 출판물을 압수시키고 심하면 그의 관계자를 검고해 자기의 목적을 달성하려 하고 그것이 없는 선교사제씨 유림제씨는 자기네의 맑은 신도를 이용하여 비매동맹(非買同盟) 또는 완력(腕力)이라는 무기로 자기의 주의를 실현하려 한다.

신생활이 김익두를 비평하였다고 황해도노인회에서 비매동맹을 한 것이라든지 동아일보에(두상에 - 가일봉)이라는 논문이 양재(揚載) 되었다고 자칭 팔도 유림대표 제씨가 그 신문사를 에워싼 것은 그의 일례이다.

기타 신교자의 부친이 친권을 감용하여 비종교주의의 아들을 압박하는 등 적은 예는 도처에 있다.

그러나 이것으로 사상의 통일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다. 압박주의로 사상이 통일되리라는 자신은 ‘솟에 불을 떼면서 솟안의 물이 서늘하여 지리라’고 믿는 것과 같이 모순된 사상이다.

솟안의 물이 차차 데워져 나중에는 끓고야 마는 것처럼 항상 이것이 도화선이 되어 정치상 사회상의 대혁명이 일고야 마는 것이다.

프랑스의 대혁명 루터의 종교혁명, 러시아의 대혁명, 이 모든 것이 직접 간접의 원인이 여기-사상의 압박에 있는 것을 볼 때에 우리는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추적할 수 있을 것이다.

위에 말한 몇 가지를 간단히 조건으로 들면 아래와 같다.

1. 사상이란 그 자체에 불완전한 점이 있기 전에 도저히 외부의 압박으로 소멸시킬 수는 없는 것이다.

프랑스 혁명의 반동으로 구주의 열강이전부 모여서 굳게 맺은 선성동맹도 자유 평등이라는 네글자를 소멸시키지 못하였고, 로마법왕의 위대한 권력으로도 일개 루이의 개혁주의를 검하게 못하였다.

형-삼천리내의 치내권(治內權)을 가진 총감, 몇 만 몇 십만의 신도를 가진 선교사로 이것을 막으려 하는 것은 몽상중의 몽상이다.

2. 사상이란 압박하면 압박할수록 격렬해지다가 나중에는 폭발되고야 마는 것이다. 같은 사회주의자 러시아의 전제정치 밑에서는 보수적 사회운동이 되고 말았다.

같은 막스주의자 신자가 모국에서 절대 파훼주의를 주창하고 중국에서 국민당과 악수하여 정치적 건설운동을 목적한다.
그것만으로도 이 진리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3. 소위 건전사상 소위 불온사상이란 상대적이오 절대적이 아닌 무단적이오 과학적이 아니다.

일본 정치의 대표자인 총독의 눈으로 본다면 민족자결주의는 불온사상이나 민족주의자에게는 정반대가 되고 보천교주의 눈으로 본다면 정감록 반대주의는 위험사상이라 할 수 밖에 없으나 과학자에게는 정반대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와같이 몽롱란 명사를 표준하여 사상의 통일을 완성시키자는 주의는 사실 불가능한 일일 뿐 아니라 백해무익한 정말 위험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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