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윤석 거제프라자약국장 / 약학박사
고윤석 거제프라자약국장 / 약학박사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요법(이하 저탄고지)은 식이요법의 일종이며 지방을 많이 먹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 열량을 유지하며 탄수화물이 들어간 음식을 줄이고 지방이 들어간 음식을 늘리는 것이다. 즉, 쉽게 말해 섭취하던 탄수화물 중 일부를 지방으로 바꾸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지방을 좋지 않은 것으로 인식한다. 이는 몸에 쌓인 지방과 먹는 지방을 혼동하기 때문인데, 실제로 다이어트를 해보면 지방을 분해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필수 지방산의 경우 견과류 등으로 섭취하는 것을 요구할 정도로 굉장히 중요하다.

게다가 지방을 섭취한다고 모두 몸에 축적되는 것이 아니다. 기름기 있는 식품을 섭취하면 몸에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 또한 기름의 종류에 따라 그 효과는 현저히 다르다. 저탄고지 식이요법은 기본적으로 좋은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신체에 악영향을 주지 않고, 탄수화물의 섭취보다 오히려 좋다고 강조한다.

저탄고지 식이요법은 신체의 주 대사 에너지 시스템으로 기존의 탄수화물에 기반을 둔 포도당 시스템이 아닌, 체지방의 연소를 바탕으로 한 케톤체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케톤체 시스템이란 탄수화물을 통제해 축적된 포도당과 글리코겐을 모두 소모한 신체가 체지방 연소 결과 발생하는 케톤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케톤체 시스템을 이끌어내 지속적인 체지방 감량을 이끌어내는 것이 주 전략이다.

신체 내 호르몬의 변화도 일어난다. 탄수화물을 섭취하게 되면 세포내로 지방을 흡수시키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분비된다. 이러한 인슐린의 분비를 최소화해 체지방의 축적을 막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열량은 지방을 충분히 섭취해 메꾸면서, 기존 탄수화물의 과량 섭취로 인한 렙틴(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의 저항성을 극복해 포만감을 줘 식사량 자체가 줄어들게 된다.

저탄고지 식이요법의 실행 방법은 초기 시작 시 탄수화물 양만 엄격히 제한하고, 단백질과 지방의 섭취량은 칼로리를 불문하고 제한하지 않는다. 이는 처음부터 지방 섭취량을 높게 가져가기 어려울 뿐 아니라, 우선적으로 식욕을 만족시키고 포만감을 주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기 때문이다. 탄수화물을 제한한 상태에서 지방과 단백질을 포만감이 들게 섭취하다 보면 렙틴의 작용으로 식사량은 서서히 줄어들게 된다.

저탄고지 식이요법의 장점으로는 첫 번째 식욕의 통제이다. 저탄수화물을 유지한 상태로 섭취 영양 내에서 지방의 비율을 높이면, 그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렙틴이 정상적으로 기능하여 식욕을 통제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두 번째 지속적인 체지방 감량이다. 신체를 케토시스 상태로 유지함에 따라 속칭 숨 쉬는 것만으로도 체지방이 타는 감량 효과를 나타낸다. 일상생활 중 소모하는 열량 대부분이 체지방 연소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세 번째 호르몬 밸런스의 개선이다. 인슐린 저항성의 극복과 렙틴의 정상화에 초점을 맞춘다. 신체 대사가 정상화되면 향후 탄수화물이 포함된 일반식을 하더라도 요요 현상을 최소화 할 수 있다. 네 번째 식단의 상대적 다양성이다. 탄수화물이 제한되더라도 지방이 허가된다는 이점 때문에 자유도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식문화상 쉽다고 할 수도 없다.

저탄고지 식이요법에는 단기적으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데 감기증상·변비·입냄새·손발저림·눈 떨림·피부발진·불면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저탄고지 식이요법 시행 시 주의할 점이 있다. 바로 마음 놓고 고지방·고단백 음식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적당히 먹을 수 있는 선에서 지방과 단백질의 비율을 높이고 탄수화물을 낮추는 것이다. 의외로 나트륨의 섭취는 굳이 제한할 필요는 없다. 원래 아주 짜게 먹던 사람이 아니라면 평소 먹던 음식의 간을 유지해도 무방하다.

저탄고지 초반에는 전해질 불균형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오히려 소금과 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또한 탄수화물을 강도 높게 제한하는 만큼 부족 영양소에 대해 각별히 신경을 써야하므로 종합 비타민과 마그네슘, 골밀도 감소 방지를 위한 칼슘 등은 별도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필자도 8주간 저탄고지 식이요법을 한 결과 혈당과 혈압 모두 감소하는 효과를 봤다. 물론 하루에 30분 걷기운동을 병행하면서 자기 전에는 단백질 파우더를 복용했다. 저탄고지를 하는 방법은 식빵(탄수화물)·삶은 계란(단백질) 그리고 방목해서 키운 소로부터 얻은 버터(지방)를 함께 먹는다는 생각으로 시작해보면 어떨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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