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풍 거제시의회 행정복지위원장
전기풍 거제시의회 행정복지위원장

정부의 커뮤니티케어 정책이 본격화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기초지방자치단체 8곳을 커뮤니티케어 선도지역으로 선정하고, 오는 6월부터 2년동안 시범사업을 펼치겠다고 발표했다.

지역사회복지에서 커뮤니티케어를 선도적으로 실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정부의 정책을 선도사업을 통해 보완해 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뿐더러, 시범사업 이후 전국 지방자치단체로 확대될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러한 신사업에 거제시가 적극 나서줬으면 하는 바램인데, 동상이몽이 된 듯해 무척 아쉽기만 하다. 경상남도 기초지방자치단체 중에는 노인분야에 창원·김해시가 도전했고, 장애인분야는 밀양시가 민·관 협업체계를 구축해 도전했다. 그 결과 김해시와 밀양시가 각각 노인분야와 장애인분야 선도사업에 선정됐다.

거제시 또한 보건·복지·돌봄·주거와 관련한 기관들과 전문가가 협력해 지역자율형 통합돌봄 모형을 만들기 위해서 경상남도를 설득해 도전했어야 했다. 이번에 선도사업으로 선정된 김해시와 밀양시는 보건복지부·행정안전부·국토교통부 연계사업 및 자체 재원을 활용해 2년동안 국비예산을 지원받아 담당인력에 대한 교육과 실행계획서 마련 등 충실한 준비를 거쳐 시범사업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고령화를 겪지 않는 곳은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속도가 너무 빠른 현실에 직면해 있다.

거제시도 예외가 아니다. 거제시 노인인구는 지난해 12월말 기준 2만3800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9.7%에 달해 이미 고령화사회에 진입했다.

정부의 보건복지 정책의 변화도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특히 고령화사회 진전으로 커뮤니티케어는 피할 수 없는 일이 됐다. 정부의 보건복지 예산은 지방자치단체 예산과 맞물려 있다. 국비에서 보건복지 예산 비율만큼 지방자치단체의 예산비중 또한 가파르게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재가 의료급여 시범사업만 해도 그렇다. 정부는 6월부터 병원에서 퇴원하는 의료급여수급자가 집에서도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을 밝혔다. 빈곤층 의료지원제도인 의료급여에서 기존 의료비 지원뿐만 아니라 퇴원 후에도 안정적인 재가생활 지원을 위한 돌봄·식사·이동지원 등 재가급여를 신설해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커뮤니티케어 실천은 바로 눈앞으로 다가왔다. 정부의 보건복지정책에 따라 거제시 또한 빠른 시일 내 지역사회통합형 돌봄모형을 개발해 구축해야만 한다.

민간에게 떠넘겨졌던 고령화사회를 대비한 노인요양원·요양병원·노인복지센터 등의 시설중심의 노인돌봄 서비스가, 공공성이 가미된 재가복지 형태의 커뮤니티케어로 정책 변화가 이뤄지게 되면 지역사회복지 여건이 확연히 달라질 것이 뻔하다.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기조는 지역사회 돌봄을 통해 어르신이 살던 곳에서 의료·돌봄·주거 등 통합적인 지원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고령화사회를 먼저 겪은 일본의 노인요양복지시스템이 시설중심에서 커뮤니티케어로 변화된 것을 보면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016년 보건사회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의료급여로 장기간 입원해야 하는 노인의 경우, 약 48%가 의료적 치료보다는 돌봄·주거를 해결하는 이유와 통원치료 및 식사불편 등을 이유로 120일 이상 장기 입원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정부의 정책은 보다 명확해졌다. 커뮤니티케어를 통해 돌봄이 필요한 취약계층에게 자신이 살고 있는 가정에서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거제시 보건복지정책의 근본적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 지역 내 공공 및 민간기관·단체·전문가의 상호협력과 협업체계가 구축돼야 하고, 커뮤니티케어 사업계획 수립과 시행과정에서 주민참여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지 더욱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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