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부족한 방재예산과 가뭄·고사목 발생이 원인
국유림지역 '솎아베기' 작업 안해

지난달 27일 소나무재선충병 감염으로 고사한 나무들을 파쇄장소로 옮기기 위해 동부면 학동리 일대 도로가에 쌓아둔 모습이다.
지난달 27일 소나무재선충병 감염으로 고사한 나무들을 파쇄장소로 옮기기 위해 동부면 학동리 일대 도로가에 쌓아둔 모습이다.

거제시 동부면 학동리 일대가 소나무재선충 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명 '소나무에이즈'라고 불리는 소나무재선충병이 양화마을에서부터 해안선을 따라 학동리 산2-1번지 일원까지 약 1.1㎢ 곳곳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피해를 입은 소나무 숲의 면적은 약 200㏊에 달한다.

넓은 지역에서 재선충 감염이 확인됨에 따라 거제시와 산림청은 뒤늦게 진화에 나섰다. 소나무재선충병을 옮기는 매개곤충인 솔수염하늘소가 본격적인 먹이활동을 시작하는 4월 이전에 방재작업을 끝내야 하기 때문에 시는 전문인력 20명을, 산림청은 60명을 긴급 투입했다.

시는 지난해 가뭄으로 해안선을 따라 많은 나무들이 고사했지만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죽은 나무들을 모두 처리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또 재선충 감염이 확인되고 있는 지역이 절벽과 가까운 해안지역으로 인력작업이 불가능했던 문제도 있다고 설명했다.

재선충 감염이 확인된 지역의 80%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이 위치한 국유림지역이다. 국유림지역의 피해가 더 크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조림(造林) 시 1㏊에 약 3000본의 많은 나무를 심는데 10년가량 시간이 지난 후에 나무의 절반은 잘라내는 '솎아베기' 작업을 진행해줘야 나머지 나무들이 죽지 않고 숲이 만들어 진다.

그런데 국유림은 이 작업을 진행하지 않아 숲 안쪽에 고사한 나무들이 많이 존재하고 이렇게 고사한 나무들은 매개곤충의 산란처와 월동장소가 되기 때문에 재선충 감염피해가 크게 나타난 것이다.

거제시 산림녹지과 관계자는 "방재작업을 진행할 때 재선충에 감염된 나무 외에도 매개곤충의 월동장소가 되는 고사한 나무들을 함께 제거해 줘야한다"며 "국유림에는 숲 안쪽에 고사한 나무들이 많아 방재작업에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1㎜ 크기의 소나무재선충이 솔수염하늘소와 같은 매개곤충 유충의 몸속으로 침투해 먹이활동을 시작할 때 확산된다. 보통의 경우 4월 중순경에 성충으로 성장하는데 방재작업을 3월 말까지 긴급하게 실시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방재작업은 재선충으로 확인된 나무들을 베어내고 일명 '갑바'라고 불리는 녹색포대를 덮어 훈증하거나 분쇄하는 방식으로 매개곤충의 유충과 함께 소나무재선충을 사멸시키는 방식이 사용된다.

한편 소나무재선충이 거제에 처음 들어온 것은 2001년으로 가장 큰 피해를 줬던 2013년의 약 20%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산림녹지과 관계자는 "절벽구간은 방재작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확산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재선충병 예방 나무주사를 투여해왔다"며 "학동지역에는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해안선을 따라 약 300㏊가량 예방주사 투여를 완료했기 때문에 이번 방재작업 후에는 더이상의 확산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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