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대화 하자던 산은 "노조 오면 안 가"
[기자의 눈]대화 하자던 산은 "노조 오면 안 가"
  • 류성이 기자
  • 승인 2019.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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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이 기자
류성이 기자

"이번 인수 계획은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안정이라는 다각적인 측면에서 고려된 사안으로 인력 구조조정의 필요성은 없으며 노조와도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돼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지난 18일 경상남도 도청을 방문해 박성호 도지사 권한대행에게 대우조선해양 인수 시 밝힌 공동 발표문은 대국민 약속이기 때문에 이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는 의지를 비추며 한 말이다.

산업은행은 정말 노조와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돼있을까. 지난 21일 거제시의회 회의실에서는 옥영문 의장 등 거제시의원 16명과 산업은행 강병호 기업구조조정 2실장·김수연 팀장, 현대중공업 조달담당 고국 상무·정기운 차장, 대우조선해양 경영관리단 박상문 단장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달 25일 산업은행 강병호 기업구조조정 2실장 등과 간담회를 한 차례 가졌던 시의회는 본 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는 구체적 사안에 대해 얘기가 어렵다는 산업은행의 의견을 고려해 약 한 달여 만에 다시 자리를 만들었다.

시의회와 산은·현중·대우조선 본사 등이 만난다는 소식에 대우조선노동조합(위원장 신상기)은 의회에 의견 제시는 못해도 참관은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이 요청에 옥영문 의장은 산은 측에 노조 참관 의사를 물었다. 그러나 답변은 "NO".

산은 측은 "노조가 올 시에는 간담회에 참석지 않겠다"는 강한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의회는 노조 측에 이와 같은 상황을 알리고 예정대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동건 산은 회장은 대외적인 자리에서 수십 차례 "대화의 장이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전혀 아닌 인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간담회 자리가 마칠 때까지 의회 회의실 밖에서 2시간 넘게 기다린 대우조선해양매각문제해결을위한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 이광재 공동 집행위원장과의 잠깐의 대화에서도 여실히 보여줬다.

이 위원장은 "산은이 한 행동이 너무 비겁하고 무책임하다"며 "당사자들을 제외한 채 모든 것이 진행되고 있는데 정작 당사자인 노조와의 대화는 피하고 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병호 산은 실장은 "대화는 열려 있다"는 말만 반복할 뿐 비겁하다는 문구에만 반박하고 다른 말은 없었다.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은 본계약 체결 협약서 내용을 토대로 믿어달라고 한다. 그러나 믿음을 요구하기 이전에 과연 산은과 현중은 거제시민을 비롯한 대우노조와 충분한 대화를 하기 위해 노력을 했던가. 산은이 기자간담회를 연 곳은 2곳이다. 산은 출입기자실에서, 부산 중구 산업은행 영남지역본부에서. 거제에서는 한 차례 무산된 이후 깜깜무소식이다. 거제에서 열리는 기자간담회 역시도 일간지 출입기자에 한해서 연락을 취했다.

대화의 장은 얼마든지 열려 있고, 본계약 체결 협약은 믿어달라는 산은에 말하고 싶다. '언행일치(言行一致)'를 먼저 보여 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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