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1년 협약…현대중공업 인수와 관계 없다
시, "올해 진행 이후 성과 따라 사업연속성 고려"

거제시가 대외적으로 홍보한 거제형 일자리 창출 모델 협약식의 계약이 1년 한정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거제형 일자리 사업이 단기간에 그치면서 현대중공업 그룹 인수 절차와는 무관하게 거제형 일자리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에서 협약 당시 수료자 일부를 본사사원으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힘에 따라 지원한 청년들의 꿈이 무산된 데는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시는 지난해 11월12일 시청 소회의실에서 당시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과 조문석 대우조선해양협력사협의회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거제형 일자리 창출 모델 협약식을 가졌다.

거제형 일자리는 청년 구직자를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기술교육센터에서 접수받아 선발하고, 2~3개월 동안 조선소 현장 근무에 필요한 기본적인 기술과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기술 교육을 받게 한 후 수료자 모두를 협력사에 채용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특히 기술교육센터 입소 인원에게는 훈련수당을 지급할 뿐 아니라 전체 교육비용과 숙식까지 무상으로 제공해 훈련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해 청년들을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이었다.

정부와 거제시가 예산을 투입하고, 경남산업고등학교와 거제공업고등학교가 예비졸업생 등을 기술교육센터에 보내고, 대우·삼성중공업이 이들을 채용하는 형식으로 거제만의 특색 있는 새로운 일자리 모델을 구축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시 조선경제과에 따르면 지난 1월1일부터 지난 15일까지 1억200만원이 투입됐고, 기술교육센터에 167명이 입소했다. 수료한 10명 가운데 8명이 모두 협력사로 취업했다.

하지만 거제형 일자리 사업은 올해 12월31일께로 끝난다. 협약 체결 당시에는 협약 발효 기간이 1년임이 밝혀지지 않았다. 협약 내용에는 사업이 종료됐을 경우 재협약에 대한 사항도 담겨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4개월 전인 협약 당시 이례적으로 정성립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협약식에 참석해 "대우조선해양 같은 경우 회사인력 상황·근무경력 등을 고려해 본사사원으로 채용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청년들의 조선산업 본사 채용의 길을 열었다. 그러나 협약 내용에는 협력사 채용만이 담겨 있고, 본사 채용 관련 내용은 없었다.

시 관계자는 "거제형 일자리가 처음 시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차후 수정 사항이나 변동이 발생할 수 있어 1년 협약으로 맺었다"며 "성과에 따라 다른 방향으로 거제형일자리의 새로운 모델을 창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현장직 직영 직원 채용 시에는 공모에 따른 채용과 협력업체 경력사원 채용으로 나뉘는데 거제형일자리를 통해 협력사에서 경험을 쌓은 청년이 본사 직영으로 채용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인구 25만명 선이 붕괴되고,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그룹이 본계약을 체결한 지금 장기적 관점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우조선에서 근무하는 A(50)씨는 "현대중공업그룹의 인수로 흔들리는 현재, 누가 대우조선해양에 일하러오겠냐"며 "인구·일자리 정책과 관련해 거제시가 전반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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