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실천분야 국민포장 수상한 환경미화원 김석록씨

"봉사란 숨어서 해야 하는 일인데 너무 떠벌려져 부끄럽다. 생활 속 작은 봉사로 과분한 상을 받게 돼 어깨가 무겁지만 어려운 사람들을 더 열심히 챙기라는 뜻으로 알고 앞으로도 정성을 다해 불우이웃을 돌보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힌 김석록(54)씨는 모든 공을 뒷받침해 준 가족들에게 돌렸다.

지난달 26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8기 국민추천포상 수여식에서 나눔·실천분야(사회봉사·기부) 국민포장을 수상한 김석록씨는 28년간 지역의 어려운 소외계층을 위해 꾸준한 기부와 봉사를 실천해 왔다.

거제시 상문동 환경미화원인 김씨는 그동안 월급을 쪼개 지역 어르신과 홀몸노인·소외계층 청소년 등에게 도시락을 배달하고 청소 등을 도운 공로로 국민포장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나날이 각박해지는 현실에서 대가없는 사랑과 나눔으로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하고, 풍요롭게 해주는 김씨는 그동안 생활 속에서 습관처럼 봉사를 실천하며, 자신의 배려로 누군가의 삶에 활력을 주는 아름다운 감동의 봉사를 펼쳐왔다.

충북 보은이 고향인 그는 86년 거제로 이사와 보일러 수리공으로 일하면서 장애인가족이 교통사고를 당해 보일러 수리비조차 없어 추위에 떠는 것을 보고 자신이 할 일은 소외계층을 위한 봉사라고 다짐했다. 장애인가족의 보일러를 수리해주고 수리비를 대납하면서 그의 꾸준한 봉사가 시작됐다. 자신도 장애인가족(부인이 청각장애 2급·현재 암 투병 중)인 처지라 그들의 아픔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한 봉사가 28년째 이어지고 이제는 일상이 됐다.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면서 자율방범대 교통봉사, 청소년 선도활동은 물론 태풍·집중호우와 같은 자연재난이 닥쳤을 때에도 앞장서서 위험지역을 순찰하는 등 오랜 기간 동안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활동을 이어왔다. 여기다 수시로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소외계층을 돕고 그들의 아픔을 공감하며 어루만져 주고 있다.

자율방범대 야간순찰, 거제시 주관 행사시 교통봉사, 청소년 지도 및 선도 활동, 경로당 지원 및 집수리 봉사 등 이웃사랑을 몸소 실천하며 누적 자원봉사 시간만 해도 2000시간이 넘는다. 환경미화원 생활을 하면서 지금도 매일 새벽 신문배달을 해 받은 월급을 독거노인 및 불우한 이웃을 위해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선행을 본받아 아들딸도 각종 봉사활동을 하며 자원봉사왕에 선정되는 등 모범이 되고 있다.

149cm키에 몸무게 40kg의 너무나 가녀린 체구지만 봉사에서만큼은 거인이다. 그런 그이기에 다양한 별칭도 재밌게 붙었다. 봉사왕은 둘째로 치더라도 땅콩, 참새, 대장 등으로 통용된다. 왜소하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선행에 앞장서는 알찬 사람이라는 뜻에서 땅콩이란 별칭이 붙었고, 작은 사람이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며 각종 궂은일을 도맡아한다는 의미로 참새라 불려진다. 대장이란 애칭은 그가 맡은 자율방범대장 등 다양한 직책 때문이다.

과거는 그만두더라도 현재 그가 맡은 직책만 해도 그의 일상을 쉽게 알 수 있다. 환경미화원에 신문배달원은 물론 상동 덕산3차베스트타운 입주자대표회의 위원장, 거제교육청 거제지역내 학교폭력대책위원, 초중고 교육교원능력개발평가 관리위원, 상동 재난·재해복구지역 자율방재단 단장, 전국 학교폭력 SOS지원단 부단장, 상동지역 사회보장협의체 위원, 거제경찰서 청소년계 상담사, 상문동 자율방범대장, 상동 발전협의회 이사, 상동 주민자치 복지분과위원 등이 그가 현재 맡고 있는 직책이고 봉사의 터전이다.

동네 대소사를 도맡다시피 하다 보니 잠 잘 시간(하루 3~4시간 수면)도 부족하지만 이제 청각장애 2급이자 암투병하는 아내 수발도 들어야 하는 김석록씨.

그는 "아내가 완쾌되고 가족이 무탈하면 더 큰 목표를 세워 쓰러질 때까지 불우이웃과 소외계층 청소년들을 돕는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