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과수 약독물 검사했지만 이상 없어
기수역 부근, 수온변화 적응 못한 치어로 추정

원인을 알 수 없는 물고기 죽음이 올해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4일 고현천에서 물고기 사체가 여기저기 떠다니고 있는 모습.
원인을 알 수 없는 물고기 죽음이 올해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4일 고현천에서 물고기 사체가 여기저기 떠다니고 있는 모습.

원인을 알 수 없는 물고기들의 죽음이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일과 5일 양일에 걸쳐 고현천과 연초천·수월천을 확인한 결과 고현천(고현버스터미널에서 거제산림조합 청사구간)에서 숭어치어로 추정되는 물고기 사체가 발견됐다. 수월천(수월교 인근)에서는 여러 마리가, 연초천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이들 3곳 하천에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물고기 사체가 발견돼 거제시와 환경단체 등이 원인을 파악하려고 노력했지만 답을 얻지 못했다. 물고기의 사체는 주로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에서 발견됐다. 기수역은 강수량에 따라 불규칙하게 변하고 조수간만의 차이로 상하운동을 하는 곳이다. 염분농도는 0.5~30‰로 매우 광범위하며 계절이나 강수량 등에 따라 변화가 심하다.

거제시 환경과 관계자는 "물고기 사체는 대부분이 단일 어종으로 기수역 인근에서 매년 같은 기간 같은 장소에서 발견되고 있다"며 "조수간만의 영향에 따라 수심이 얕은 곳의 수온은 일교차의 영향을 크게 받게되는데 성어가 아닌 치어들이 수온에 민감하게 반응해 발생하는 일이라고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견된 사체들은 기수역 인근에서 많이 서식하는 숭어로 확인됐다. 숭어는 수질오염에도 강하며 강을 거슬러 오르기도 하는 어종이다.

시는 수질오염에 강한 어종의 사체가 발견됨에 따라 지난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약독물(농약이나 독성을 띈 물질 등)검사도 실시했지만 특별하게 문제를 일으킬만한 물질이 발견되지 않았다. 사체발견 부근의 용존산소·PH농도 측정 등을 통해서도 특별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

시 관계자는 "약독물이 퍼졌다면 특정지역의 대부분의 개체가 떼죽음을 당했을 것"이라며 "혹시라도 모를 일이기 때문에 국과수를 통해 검사를 해봤지만 특별하게 문제를 일으킬만한 성분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매년 같은 기간 같은 장소에서 물고기 사체가 발견됨에 따라 올해도 2월 중순부터 3월 말까지 담당부서에서 기수역 부근을 주2회 순찰·확인 중이다.

물고기의 사체가 육안으로 확인되면서 시민들이 불안감을 느끼는 일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고현동 주민 A씨는 "이유 없이 죽어있는 물고기를 보면 조금 불안한 것은 사실"이라며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계절인 만큼 시에서도 각별히 신경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패한 물고기 사체는 수질오염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또 도시미관을 해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신속한 처리가 필요하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